본문 바로가기

사설, 칼럼

[ 칼럼 ] 개혁보수신당과 빅 텐트

[ 칼럼 ] 개혁보수신당과 빅 텐트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칼럼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정당의 이합집산은 대부분 야당의 전유물이었다. 여당이란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이어서 권력의 특성상 소속 당원들이 쉽게 빠져나가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더구나 집단적으로 탈당을 결행하여 자기들끼리 새로운 정당을 조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나의 정당을 새로 창당하려면 그에 걸맞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정당은 이념과 정책에 적극 찬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과서적인 얘기 말고도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정당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고 궁극적인 목표인 정권창출은 멀어지게 될 것이다.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20석을 채우지 못하면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광복직후에는 우후죽순으로 정당이 만들어졌다. 일제의 강점에 시달리며 정치에 목말라있던 국민들은 너도나도 정당결성에 나섰고 한 때 400개가 넘는 정당이 난립하여 전성시대를 이뤘다. 미군정 하에서의 일인데 공산당도 허용될 때였다. 그러나 제헌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며 대부분 소멸하고 상당수의 무소속인사들이 등장했지만 한민당 등 몇몇 정당만이 명맥을 유지했다.

 

정당법과 국회법이 새로 제정되거나 개정되면서 정당에 대한 지원과 규제가 강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도 정당결성은 비교적 자유롭다.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에 대립하여 공천불만 인사들을 중심으로 국민의당이 창당되었을 때 그 중심을 이룬 안철수는 부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 태풍으로 변한 반 문재인 정서를 등에 업고 예상외의 선전으로 38석을 획득하는 대승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탄핵을 빌미로 반토막으로 나뉘었다.

 

친박의 퇴진을 요구했던 비박인사들의 요구가 먹혀들지 않자 아예 문을 박차고 튀어나온 것이다. 29명의 국회의원이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기치아래 뭉쳤다. 김무성과 유승민이 중심을 이룬 당이다. 새 해 들어 첫 번째 큰 정치행사로 1월5일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창당발기인 대회가 열렸는데 좁은 장소에 1천여 명이 운집하여 국민의 큰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김무성은 인사말을 통하여 “대권에 대해서는 이미 불출마의사를 밝혔으며 새로 창당되는 당에서도 대표를 포함한 어떠한 당직도 맞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발표하여 대인다운 풍모를 보여줬다.

 

유승민 역시 새로운 당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기초적인 정책적 제안을 제시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들이 새 당을 만들어 성공하느냐 여부는 선거에서 승리하는 길 뿐이다. 총선은 아직 3년 더 남았다. 눈앞에 닥친 건 대선이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안은 헌재에서 심리 중이다. 과거 노무현 탄핵 때 두 달 남짓 만에 결론이 났다. 기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대통력직을 수행하여 임기를 마쳤지만 형 노건평의 부정비리가 밝혀지면서 퇴임 후 검찰조사를 받다가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불행한 정황은 세상이 모두 아는 일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은 헌재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촛불민심에 기대고 있는 측에서는 당연히 인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추된 내용이 모두 진실일 수는 없겠지만 국정논단 하나만으로도 이미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로 받아드리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탄핵이 인용으로 판결나면 그 날부터 2개월 이내에 대선을 실시해야만 한다. 제왕적대통령을 없애겠다는 개헌논의는 점점 큰 힘을 받고 국회에서도 개헌특위가 구성되어 이주영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그렇다고 대선 전에 개헌이 이뤄질 것 같지 않는 정치적 분위기가 감촉된다.

 

민주당에서는 개헌경계론을 펼치는 문서가 유출되어 비문 측에서 격앙하고 있으며 특히 개헌론자인 김부겸 의원에게는 비난메시지가 3천통이나 내습했다니 펄벅의 소설 ‘대지’에 나오는 메뚜기 떼가 연상된다. 개헌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막상 정치현장에서는 대선후 개헌으로 임기를 단축하자는 등 별로 씨알이 먹히지 않는 얘기들만 난무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손학규의 빅 텐트다. 민주당후보로 낙관시되는 문재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들이 빅 텐트에 모여 경선을 치르게 한다는 방법이다. 정대철 권노갑 김종인 등의 3지대론과 일맥상통한다.

 

반기문 손학규 안철수 유승민 천정배 등 유수한 잠룡들이 모두 참여하여 경선을 벌인다면 근자에 보기 드문 정치적 축제가 아니겠는가. 1987년 직선제 쟁취 이후 김영삼 김대중은 국민의 여망을 무시하고 4자필승론 같은 엉뚱한 논리로 자신의 출마를 합리화시켰다. 빅 텐트 구상은 비교적 신선한 발상이지만 김무성 같은 유력주자의 자진사퇴가 계속 터져 나와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어차피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일등공신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오판을 사과했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표방했지만 한 걸음 더 나가 “양보하고 사양하는 보수” “상냥하고 미소 짓는 보수”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줄 아는 보수”로 거듭 태어나지 않으면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보수신당에서는 빅 텐트에 들어가되 아예 후보를 내지 않고 백의종군의 자세를 표한다면 새누리당을 버린 역사적 사명을 실천하는 업적을 얻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