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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오뉴월 화롯불도 쬐다가 안 쬐면 섭섭하다

[칼럼] 오뉴월 화롯불도 쬐다가 안 쬐면 섭섭하다

 

▲김진규 전북지부 국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진규 전북지부 국장] 한참 젊은 나이의 정치인 중에서 똑똑하다고 이름이 벌쭉 난 사람이 유난히 노인을 폄하하는 경향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꼽히는 사람이 정동영이다. 그는 여당의 대통령후보로 대권을 넘보기도 했으나 안타깝게도 “노인들은 집에 가서 쉬시라”는 말 한마디로 표를 잃었고 정치판에서 외면 받는 사람이 되었다. 한동훈이 지명한 비대위원 한 사람도 과거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이 들통 나면서 물러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대야당의 대표를 역임한 이준석이 노인들의 지하철 무료승차를 트집 잡았다. 그가 국민의 힘을 탈당하고 새로 만든 정당이름이 개혁신당이다. 그가 외치는 개혁이 부장부패와 내로남불과 같은 정치적 악폐를 뜯어 고치는 것이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뜬금없는 지하철 요금은 새로운 정당의 기본 목표일 수 없다. 그것조차 모를 리 없는 이준석이 지하철 적자 8천억원이 모두 노인무료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헛발질이라 생각한다.

 

 

지하철은 승객이 있든 없든 시간에 맞춰 출발하고 정지를 거듭하며 출발지에서 종착역까지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단 한 사람의 승객만 있어도 아니 한 사람의 승객조차 없을지라도 유유히 정차하고 떠난다. 따라서 유료승객이 아닌 노인 승객의 존재가 지하철 적자운행의 원인이라는 이준석의 분석은 실제와 거리가 멀다. 지하철공사에서도 간혹 적자 원인의 하나로 노인 무료를 거론했지만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는 없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백세시대(百世時代)라는 이름으로 노인들의 평균수명이 20년 정도 길어졌다. 이는 우리나라에 한정된 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거의 같다. 소득 증가로 인한 여유 있는 생활이 가장 큰 이유다. 몸이 아파도 치료조차 받지 못했던 가난한 살림살이를 벗어나 이제는 병원 출입이 자연스러워졌고 의료기술의 발달이 병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구나 건강보험의 전 국민화로 특수한 병만 아니면 치료비 걱정도 별로 없다. 암조차도 산정특례자로 구분하여 5%의 부담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물론 비급여의 경우는 제외 하고 말이다.

 

노인들에게는 지자체의 배려로 상당한 부분 무료 또는 할인이 가능해져 한국의 건강보험은 미국조차 부러워하는 제도적 우월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하철 무료라는 혜택이 주어져 어지간한 곳이면 마음대로 오고간다. 이번에 대한노인회 김호일회장이 지적한대로 친구들끼리 모여서 온양온천에 가서 목욕도 하고 소요산(所要山)도 돌아보는 건강한 생활 양상은 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노인들이 움직인다는 그 자체가 가정생활의 패턴을 뒤바꿔 뒷바라지를 하는 자식들에게도 엄청난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노인들의 무임승차가 지하철 운행의 적자요인이 되는 지에 대해서 작년에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국민의 힘 서범수의원이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답변서는 국토부에서 대한교통학회에 의뢰하여 그 중간 보고서를 받았다. 이를 살펴보면 “승객 승차여부와 상관없이 열차는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임승차가 있더라도 실질적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없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어 노인 무임승차가 지하철 적자에 영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외면하고 지하철공사가 “적자원인 & 노인무임’으로 반복적인 발표를 하는 것을 이준석이 곧이곧대로 받아드려 정책현안으로 내놓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이준석의 무임 취소와 연 12만원 카드에 대해서는 모두 코웃음을 쳤지만 내 주변의 지인들은 65세 무임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가 다수였다. 오뉴월 화롯불도 쬐다가 안 쬐면 섭섭하다는데 연령상한도 상식적으로는 맞겠지만 해당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일이다.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주는 수당도 ‘1년 미만 재직자 제외’로 섭섭한 분들이 많았다는 현실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준석은 잘못된 제안을 한시라도 빨리 사과하고 취소해야 옳을 것이다.

 

글 : 김진규 전북지부 국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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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