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교폭력이 사회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사타임즈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관행이 오래되면 습관화되고 더 진행되면 버릇이 된다. 버릇이 된 다음에는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고치기 힘들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괜히 생겼겠는가.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처음에는 죄가 성립될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실수처럼 호도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이것이 진행되다보면 점점 커지면서 사회적 문제꺼리로 등장하게 된다. 나이 일곱 살만 되면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다. 요즘 말썽의 씨앗이 되고 있지만 그 직전에 유치원을 다녀야 하고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거꾸로 된 순서다. 게다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어 운영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들 기관에 애들을 보내야 하는 국민들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맞벌이 부부에게는 직장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가장 절실한 시설이다.
그런데 막대한 자금지원을 원장님 마음대로 주물렀다는 것이 박용진의원의 폭로로 백일하에 드러났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부정과 비리다. 빼낸 돈으로 고급승용차와 명품 백까지 굴리고 다녔다고 하니 세금 낸 국민만 봉 노릇을 한 셈이다. 이런 선생님에게 어려서부터 배운 아이들이 커지면서 염치도 없고 불량해질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힘이 세지면서 힘이 약한 또래들에게 주먹을 휘날리는 것을 자랑삼는 것이 학교폭력의 원천이다.
학폭의 양상은 날이 갈수록 점차 독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된다. 일대일로 싸우는 것은 학폭이 아니다. 요새는 그런 신사적인 싸움을 구경하지도 못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일대일 싸움은 하나의 게임이다. 물론 오직 주먹 하나만으로 싸울 때 얘기요, 거기에 다른 물건이 개입되면 일은 심상치 않다. 칼이나 무기류를 경계하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학폭은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 린치와 같은 잔인성을 띠는 것이 큰 문제꺼리다.
요즘엔 손 안에 모바일전화를 쥐고 있지 않으면 뭔가 잃어버린 것처럼 허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른 중에서도 전화를 집에 놓고 나왔을 때에는 불안 증세까지 호소한다. 하물며 아이들은 더하다. 초중고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금지했다가 온갖 욕을 다 먹고 백기를 든 학교도 실재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카톡을 비롯한 가지가지 SNS로 재미를 본다. 혼자서 재미 보는 거야 누가 뭐랄 사람도 없지만 이를 집단적으로 한 사람을 매도하는데 쓰게 되면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가장 악독한 흉기로 변한다. 한 번 매도의 대상이 되면 학교생활은 엉망이 되는 것은 물론 정신병적 스트레스에 싸여 자칫 학교를 중퇴하는 수도 흔하다.
며칠 전에는 여학생 일곱이 같은 반 학생 한 명을 집단폭행한 일도 생겼다. 단순폭행이 아니라 다섯 시간 이상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모진 폭행을 가하여 병원에 입원했을 뿐더러 아예 학교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신세를 망쳐 놨다. 그동안 경찰과 검찰 그리고 교육청을 비롯한 모든 교육기관들이 머리를 싸매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방안을 내놓은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그 방안이라는 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미봉책뿐이라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학폭의 양상 중에는 약한 학생을 골라 아예 그 집에 들어가 수시로 들락거리며 나쁜 짓을 일삼기도 한다. 맞벌이 부부가 없는 틈에 주인노릇을 하는 경우다. 돈을 빼앗아가는 일은 옛날부터 내려온 학폭의 전형이다. 이런 일들이 확대되면서 사회불안 요소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조짐이다. 맑고 깨끗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시절부터 체질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남의 것을 탐내고, 폭력으로 이익을 강취하고,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경고를 아예 깡그리 무시하는 것을 일삼다보면 언제 공정무사(公正無私)한 인격이 형성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들만 가입하고 있는 OECD에 속하고 있어 무슨 일만 생기면 OECD국가 중에서 몇 차례라는 말이 따라 붙는다. 자살률 1위도 여기서 나왔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오랫동안 1위를 내놓지 않는다. 부끄러운 1위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인구수도 1위 아니면 2위에 속한다. 술과 담배를 한꺼번에 즐기는 사람은 자살위험이 안 하는 사람보다 최대 256배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외국의 조사가 아니라 한국의 의대에서 2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다. 술은 폭력과 직결된다. 병원에서 의료진을 폭행하는 일,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도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일도 비일비재로 벌어진다. 이런 행위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공공의식의 결여에서 기인한다. 인격의 난조(亂調)다.
인격 없기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실업자의 양산현상에서도 목격된다. 그나마 열심히 공부하여 실력으로 취업을 하고자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수많은 공공기관들이 아예 드러내놓고 고용세습이라는 기발한 검은 발을 내밀었다. 북한 김정은이 정권을 3대세습하는 것을 비웃었던 우리들이다. 유명한 목사들이 교회를 세습하여 목회자의 본질을 흐렸다고 손가락질도 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실력으로 뽑혀야 할 자리를 ‘고용세습’으로 잘라 먹다니 학교폭력으로 비뚤어진 인격이 이제는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근본원이 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할꼬. 지도자만이 쾌도난마로 척결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기대하며 촉구한다.
글 :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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