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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한반도의 길은 DMZ로 통한다


 [칼럼] 한반도의 길은 DMZ로 통한다



▲김동진 시사타임즈 호남본사 대표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동진 민주평통 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사무국장]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로마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인근의 모든 나라들이 로마에 복속되어 있을 때 얘기다. 먼 옛날의 얘기여서 지금 이 말을 신뢰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이렇게 글이나 쓸 때 한 번씩 인용되는 말에 불과하다.

 

중국에서는 중화(中華)를 자처하며 중국 이외의 나라는 아예 없는 것으로 치는 분위기에 홀로 젖어 있을 때가 있었지만 영국과의 아편전쟁과 일본과의 청일전쟁에서 형편없이 패배하는 통에 지리멸렬 세계의 얼뜨기 노릇을 해야만 했다. 모택동의 뒤를 이은 등소평이 대개혁의 큰 뜻을 펴면서 14억 인구가 얼굴을 들고 미국과 맞장을 뜰 수 있는 G2의 지위를 획득한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세계의 패권국은 여전히 미국이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과 나포레온의 거대한 야심이 꿈틀거렸던 프랑스 그리고 세계를 상대로 두 번이나 싸웠던 독일, 볼세비키 혁명으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공산주의 이념으로 세계 제패를 노렸던 러시아 등이 모두 힘을 합쳐도 미국의 상대가 안 된다. 그렇다면 옛말을 돌려쓴다면 모든 길은 워싱턴으로 통하는 것일까. 누구도 수긍하지 않을 것 같은 ‘워싱턴의 길’이 정확히 헤아려 생각한다면 그대로 맞는 말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면에서 깨닫고 있다.

 

세계는 유엔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모든 나라가 공정하게 회의를 통한 세계질서 유지에 합의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가 있으면 유엔안보리 결의로 이를 징치한다. 6·25전쟁에 유엔군을 파견한 것이 좋은 예다. 다만 안보리는 5개국의 강대국들이 상임이사국을 맡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어느 일방의 주장대로 진전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반도는 남북이 모두 유엔 가입국으로서 국제적인 지위를 인정받고 있지만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으로 유엔의 강력한 제재대상이다.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핵문제만은 미국과 동조한다. 북한은 강력한 경제제재를 타개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쉽게 풀릴 사안이 아니다. 여섯 차례의 핵실험과 13,000km 넘나드는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미국본토에 도달한다는 끔찍한 시나리오에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놨다. 선제공격이 실제로 계획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2017년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한반도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화약고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더구나 새해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되어 있어 전 세계의 선수와 요인들이 한 자리에 집합하는 호기를 놓치지 않고 북한이 전쟁판을 일으킬 것이라는 그럴듯한 각본이 나돌았다.

 

남북 간에 6·25같은 전쟁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으로 확대할 것은 불을 보듯 너무나 확실한 일이었기에 세계가 전전긍긍했다. 이상한 것은 외국에서는 한반도전쟁을 기정사실로 믿고 있는데 정작 당사국인 한국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전쟁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없지 않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남쪽에 핵을 터트리는 바보짓을 할 리가 만무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태평무사한 얼굴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처럼 차분한 대응이 문재인에게 엄청난 힘을 보태줘 김정은으로 하여금 올림픽 참가라는 확답을 내놓게 했던 것이다. 그 뒤에 전개된 상황은 모든 국민이 잘 아는 터이다.

 

다만 핵을 가운데 놓고 티격태격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입장은 중재국인 한국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접근할 사항이 못 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고도의 국제정치 협상과정이 치열한 내면대화를 통해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저상에 올라있는 과제는 이미 합의가 된 ‘김정은 서울 답방’과 ‘트럼프와 김정은 2차회담’이다. 정상들이 만난다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담판을 의미한다. 실무자들이 물밑에서 조정해 놓은 사안을 둘이서 사이좋게 서명하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정상회담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특히 김정은의 서울답방은 김정은이 핵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굳혔을 때만 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버지 김정일이 김대중과 노무현에게 약속했던 일이요 김정은 자신이 문재인과 세 차례 만날 때마다 서울답방을 공언했던 처지라 분명하고 확실한 ‘선물’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다. 한국에서는 그의 답방을 두고 진보와 보수 간에 치열한 찬반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고 명실이 부합하는 국민적 환영을 받아야 하는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핵 폐기라는 극적인 보따리를 다른 곳인 아닌 ‘서울’ 또는 ‘한라산’ 정상에서 풀어버리는 것이 세계를 향한 사자후를 토하는 일이다.

 

지금 남북은 갈라져 있지만 결국 하나가 되어야 하는 운명이다. 그것은 민족적, 종교적, 생물적, 피부적인 감성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다, 공산주의다 하면서 이념적 갈등을 고집하는 것은 이미 바보들의 행진이다. 나라는 부강해야 하고 국민이 번성해야 한다. 그것은 경제적 풍요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미 세계는 개혁 개방을 해야만 경쟁하면서 잘 사는 나라가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155마일 DMZ를 자유롭게 통행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 한반도가 세계로 통하는 길이다.

 

글 : 김동진 민주평통 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사무국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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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호남본사 대표 ksk36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