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 주요 내용 및 평가

[시사타임즈 = 조현규 박사] 미국 국방부는 2024년 12월 18일 중국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군사력 보고서’(CMPR, China Military Power Report)로 알려진 이 보고서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과 관련된 군사 및 안보 발전’(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이다. 미국 국방부가 2000년 최초로 발간한 후 매년 의회에 보고하며, 중국의 군사 및 안보 전략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평가서이다. 동 보고서는 총 6장, 166페이지로 구성되었다. 6개의 장은 제1장 중국의 전략 이해, 제2장 중국의 군사력과 능력, 제3장 중국군의 작전 구조 및 행동, 주변에 대한 영향, 제4장 중국인민해방군의 글로벌 존재 확대, 제5장 군사력 현대화를 위한 자원과 기술, 제6장 2023년 미-중 군사 교류 등이다.
주요 내용
<중국의 전략>
보고서는 중국의 ‘국가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시한 ‘2049 중화민족의 부흥’ 목표를 이어받아 2049년 이전에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중국은 정치, 사회, 경제, 과학기술 및 군사 발전을 추진하여 국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국제 질서를 변화시켜 중국공산당의 통치 체계와 국가 이익을 충족시키려 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은 내부 각종 능력을 적극적으로 향상시키고 전략적 비축을 높여 서방이 공급망에 미치는 위협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적극적으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 추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중국군의 군사적 능력>
보고서는 중국군이 여러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지휘관의 숙련도, 장거리 보급, 시가전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중국군의 무기장비 현대화 속도는 빠르지만, 인적 자원과 운용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해군력 신장>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로서 370척 이상의 함정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2년 보고서의 340척에 비해 30척 증가한 수치이다. 보고서는 중국 해군이 임무수행 능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으며, 특히 일본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을 포함한 제1도련선 이외 지역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평가했다.
<핵 전력 확장>
중국이 운용 가능한 핵탄두 보유량은 2023년 500여 기에서 2024년 600여 기로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중국의 핵탄두 수는 1000개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펜타곤은 중국이 핵 전력의 현대화와 다양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핵 능력이 중국으로 하여금 잠재적인 핵 충돌시 이전보다 더 많은 미국의 도시, 군사 시설, 지휘 거점을 타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군 현대화>
중국 공군의 역할은 원거리 전력 투사가 가능한 종합적인 전략 공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중국의 2019년 국방백서에서도 이미 중국 공군의 임무를 ‘영토 방공’에서 ‘공방 겸비’로 전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 공군이 사용하는 기술이 미국의 표준에 ‘빠르게 접근’(rapidly approaching)하고 있으며, 항공기 및 드론 시스템의 현대화와 국산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중국은 새로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 중이며, 이는 핵 능력을 갖춘 미사일 부대를 ‘현저히 향상시키고’(significantly improve) 핵탄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다. 중국은 2022년에 최소 300개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을 포함한 세 곳의 새로운 미사일 기지 건설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재래식 대륙간 미사일 시스템 개발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년간 재래식 및 핵탄두를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발전을 이이루었다.
<글로벌 군사 존재 확대>
중국이 지부티(Djibouti) 기지 이외에도 ‘원거리 군사력을 투사하고 유지하기 위해’ 해외 인프라를 확장하고 군수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또한 미얀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케냐, 나이지리아 등을 포함한 국가에 군수지원 시설을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중국의 글로벌 군수지원 네트워크가 미국의 군사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러시아 관계 심화>
중국은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취하는 듯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유지했다. 전쟁의 원인이 미국과 NATO 때문이라는 러시아의 입장을 홍보하고, 국제 제재에 맞서 러시아 경제를 부양했으며, 러시아 방산산업이 의존하는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목표와 강압적 활동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하였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연합훈련과 행동 규모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과 북한, 중국과 이란 및 이란 대리인 간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대만에 대한 압력 가중>
중국은 대만에 대한 외교적, 정치적,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으며, 중국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대만에 압력을 가하고, 대만 및 주변 지역의 오랜 현상 유지를 와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사용된 수단에는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해군의 존재를 유지하고, 대만 해협 중간선 및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빈도를 높이며,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포함한다. 중국은 향후 대만에 대한 다방면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며, 중국군은 해상 및 공중 봉쇄, 공습, 섬 탈환 및 대규모 상륙 작전 등을 통해 대만에 무력 타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중국은 인지전과 영향력전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삼전(三戰, 심리전·여론전·법률전)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결합하여 대만의 사기를 약화시키고 대만의 여론에 영향을 미쳐 중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군의 부패>
중국인민해방군은 2027년까지 현대화의 이정표를 달성할 계획이며, 이 목표에는 정보화, 기계화, 기타 기술의 통합 그리고 군사 이론, 인력, 무기 및 장비의 현대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중국군 내부의 심각한 부패 문제는 군부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신뢰를 하락시켰다. 보고서는 2023년 하반기에만 최소 15명의 고위 장성과 방산기업의 고위 임원이 해임되었는데, 이는 단지 ‘빙산의 일각’일 수 있고 2027년 군 현대화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의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공식 반응은 다음과 같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보고서는 이전의 유사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사실을 무시하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이 매년 이러한 무책임한 보고서 발표를 중단해야 한다”(24.1.19)고 대응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런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보고서를 20년 이상 반복해서 발표했으며, 중국군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과 중상모략은 단지 자국의 군사 발전에 대한 변명을 찾기 위한 것이다”(24.12.21), “전쟁에 중독된 미국은 국제 질서의 가장 큰 파괴자이자 세계 안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평가 및 결론
이전 보고서들이 중국의 인도·태평양 활동에 중점을 두었으나,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중국의 글로벌 군사 기반, 군사 외교, 군수지원 네트워크 구축 등을 상세히 다루었고, AI와 인지 전쟁에 대한 통합 및 활용 방식을 더 심층적으로 기술했으며, 첨단 기술 전장에서의 중국의 우위를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격동하는 전략 환경에 맞서기 위해 자신의 국력을 확장 중이며, 특히 ‘중국몽’(中國夢) 완성 목표년도인 2049년까지 정치, 사회, 경제, 기술, 군사 발전을 통해 국력을 축적하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the great rejuvenation of the Chinese nation)을 달성하는 것을 지상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이러한 능력을 통해 중국의 통치 체제와 국익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 질서를 변경하려고 하며,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적 능력과 운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중국군의 급속한 현대화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외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고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며,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혁신과 협력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제 질서를 수호해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끝으로, 중국의 군사 활동이 직접적으로 한국을 겨냥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중국의 지속적인 군 현대화와 군사력 증강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안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한국과의 절대적인 전력 불균형은 한-중 양국 사이에 마찰이나 갈등 사안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게 하는 기본 배경이 되므로 중국군의 군사 분야 발전 추이를 주시하면서 상응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글 : 조현규 박사(신한대 특임교수,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신한대학교 국제처장 / 특임교수
한국국방외교협회(KDDA) 중국센터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국제정치학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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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규 박사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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