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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한국 ‘원조투명성지수’ 국제사회서 중하위권 수준

한국 ‘원조투명성지수’ 국제사회서 중하위권 수준

68개 국제 공여기관 중 KOICA 34위 등극

 

 

[시사타임즈 = 이종현 기자] 국가별 원조투명성 현황을 비교·측정하는 국제사회의 대표적 지수인 원조투명성지수(Aid Transparency Index)에서 한국 무상원조 시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이 2014년 전체 68개 기관 중 34위를 차지했다. KOICA는 전체 순위에서 원조투명성이 낮은 하위(poor) 그룹에 속하며, 양자 원조기관 50개 중에서는 20위에 올랐다.

 

1위는 UNDP가 차지했고, 영국 국제개발부(DFID)가 그 뒤를 이었다. 2013년 1위의 영예를 안았던 미국 Millennium Challenge Corporation(MCC)는 3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순위를 유지한 반면, 미국의 대표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는 31위에 그쳤다.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는 한국 KOICA 보다 한 단계 높은 33위에 오르며 작년대비 순위를 역전시켰다. 2013년의 경우 JICA가 37위, KOICA는 30위에 오르며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등수를 차지한 바 있다.

 

이 지수를 주관하는 국제 원조투명성 캠페인조직인 Publish What You Fund(본부 영국 소재, 이하 PWYF)는 지난 2010년부터 원조투명성지수(ATI)를 측정해왔으며, ODA Watch는 PWYF의 협력단체로서 한국 측 서베이어를 담당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국 무·유상원조 대표기관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EDCF) 양 기관 모두 포함됐으나, 2013년부터 본 지수의 평가대상 선정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2014년 현재 한국에서는 KOICA가 유일한 공여기관으로 선정되어 참여하고 있다.

 

PWYF 사무국에 따르면 KOICA의 등수가 작년에 비해 떨어진 이유는 다른 공여기관들이 IATI 기준에 따라 상세 원조정보를 점차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국제사회 내 상대적인 순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KOICA가 받은 ATI 점수는 36.9%로, 2013년 27.94%에 비해 기관의 절대적인 투명성 수준은 소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PWYF는 KOICA가 기관 차원의 정보와 사업 분류에 관한 정보는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하는 반면, 특히 기초사업정보 공개가 체계적이지 않고, 재정적 측면 공개가 취약함을 지적했다.

 

이처럼 KOICA가 자체적으로는 소폭이나마 투명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 내 순위가 하락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비해 전 세계의 원조투명성 수준이 빠른 속도로 상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12년 부산글로벌파트너십을 계기로 2015년까지 전 세계가 국제원조투명성기구(International Aid Transparency Initiative, 이하 IATI)에 가입하고, 동 기준에 따라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서서히 이행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의 원조투명성이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까지 한국 원조의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한국 정부는 2014년 3월 제 18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2015년까지 IATI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에 「IATI 가입 관계기관 T/F」가 설치되어 가입 및 정보공개를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는 과정 중에 있다. KOICA, EDCF 개별 기관이 아닌 한국 원조 전체의 이름으로 IATI에 가입하는 만큼, 정부는 원조투명성지수를 높이는 것이 KOICA만의 과제가 아닌 국내 원조기관 전반의 책무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IATI 가입 과정에서 한국 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활발한 참여와 논의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ODA Watch는 오는 11월 경 ‘2015년 한국 원조 IATI 가입,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주제로 ODA 토크를 개최하여 2015년을 기점으로 한국 원조투명성에 생겨날 변화와 이를 위해 필요한 개선 사항 등에 대해 정부, 시민사회, 학계 전반을 초대하여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태주 ODA Watch 대표는 “우리나라는 정부3.0 기치를 내걸고 공공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시민들이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여 창조경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ODA 분야는 아직 미흡하다”면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ODA 사업정보와 예산내역, 조달내용 등이 적시에 국제적인 수준에 맞게 모두 공개되어야 하고, 내년 IATI 가입을 앞두고 보다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투명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5년 말까지 국제사회가 합의한 공통의 기준에 따라 원조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공약이 도출되면서 원조투명성에 관한 초기 논의과정에서는 정치적 수준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져 왔으나 목표 시일을 일 년 앞둔 현재, 속도가 점차 더뎌지고 있다”며 “2014년 ATI 지수 결과는 국제사회에 원조투명성에 관한 수사적인 공약과 언사가 넘쳐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관들이 여전히 원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종현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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