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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공연·전시

‘삶의 공포에서 삶의 해답을 찾는’ 한국산 체홉극 <공포>​

‘삶의 공포에서 삶의 해답을 찾는’ 한국산 체홉극 <공포>

9월25일~10월5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서 공연

 

 

[시사타임즈 = 이지아 기자] “대문호 체호프를 향한 한국 연극계의 오마주”로 호평 받은 연극 <공포>(고재귀 작, 박상현 연출)가 지난 해 초연에 이어, 9월25일부터 10월5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공포>는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홉이 사할린 섬을 여행하고 돌아와 발표한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시작한 한국산 체홉극으로써 동시대 작가가 쓴 체홉극이며, 한국 작가가 한국어로 쓴 체홉극이고, 안톤 체홉이 출연하는 체홉극이다.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을 융합한 작품세계”를 평가받아 올해 윤영선 연극상을 수상한 고재귀 작가는 체홉이 남긴 삶의 발자취를 기반으로 이 작품을 재구성했다.

 

이 작품은 ‘삶이라는 공포’를 주제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시험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인간이고 싶어 하는지를 그리며 삶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체홉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탐구과정을 통해 삶의 답을 찾아나가는 연극 <공포>가 9월25일부터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삶의 공포에서 삶에 대한 답을 찾는 한국산 체홉극

 

고재귀 작가는 체홉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체홉의 소설을 읽으며 작가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인간적으로 가장 성숙한 인간이자, 문학적으로 가장 성숙한 위치에 있던 작가이자, 인간을 가장 잘 이해했던 작가가 체홉이다. 그 작가가 흔들렸다면, 다른 인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체홉은 친구의 아내와 관계를 맺고 사할린으로 도망치듯 떠나 그곳에서 죄의식을 쏟아내려 하지만, 돌아와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체홉은 자신을 포함하여 인간 모두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신을 통해서 삶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관객이 작가의 의식의 궤도에 올라타는 문학적 연극

 

<공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체홉의 작품을 넘어 체홉이라는 인물에 대한 접근과정이며, 한 시대의 지식인과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접근과정을 통해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고 다시 삶의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박상현 연출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 문학이나 체홉의 희곡은 어떤 사고의 문제점과 대립되는 사상들을 설정한 후 이것들이 엉기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이를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그것들이 친절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작품 해석의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관객이 작가의 의식의 궤도에 올라탈 수 있도록 모든 의문을 명확히 하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작품에 대한 명확한 의문을 통해 작품의 흐름에 올라탄 관객은 작품과 같이 흐르는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치밀한 무대미술과 배우 앙상블이 엮어내는 150분간의 드라마

 

공연팀은 이번 공연을 위해 충분한 연습 시간을 가지는 한편 드라마터지와 화술연기를 보완했다.

 

화술지도를 담당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김선애 교수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극처럼 이미지를 표현하는 긴 문장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생각의 단위에 따라 말이 나뉘어져야 한다”며 “긴 문장이 많아 배우가 대사를 빨리 해야 한다는 부담과 관계가 복잡한 인물들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가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는 어려움을 극복하면 관객이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연에서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 치밀한 개연성으로 엮어낸 공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무대미술도 주목된다. 차갑게 식어버린 러시아의 동토와 하얗게 질린 인간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미술과 배우들의 앙상블은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

삶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삶에 대한 답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연극적 탐구가 150분 간 무대에 펼쳐진다.

 

문의 : 02)922-0826

 

이지아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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