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삭감 결정 당장 철회해야”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감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진행
전국의 12개 여성폭력피해지원 협의회 및 연대체와 총 569개의 단체 공동행동 구성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여성단체들이 여성 폭력 방지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예산 142억 원을 삭감하기로 한 정부 결정에 대해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의 12개 여성폭력피해지원 협의회 및 연대체와 총 569개의 단체들이 모여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감축 철회 촉구 공동행동’을 구성해 10월 3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감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감축을 막기 위한 1만 시민 선언’에 241개의 시민사회단체와 7,254명의 시민들이 그 뜻을 함께했다.
먼저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공동사무처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감축된 예산의 골자를 살펴보면 첫째는 피해자 구조 지원, 의료비나 치료 회복 프로그램, 보호시설 및 주거지원 등 피해자에게 직접 지원되는 예산이다. 둘째는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담소의 운영 예산이다. 셋째로, 각종 여성폭력 예방교육 및 인식개선과 홍보 예산은 모두 삭감이”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가정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5대 폭력에 관한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하였으나 그러한 선언과는 달리 이에 소요되는 예산을 대거 삭감하고자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월 20일, 여성가족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감액된 예산 규모가 142억이 아닌 53억이며, ‘보조사업 운영 효율화’를 운운하며 보다 촘촘한 피해 지원체계 강화를 위한 예산은 확대하였다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이것은 사실을 가리려 드는 말놀음, 숫자놀음에 불과하며, 실제와는 전혀 다르다”며 “양질의 피해 지원 서비스를 위해 기존 가정폭력상담소를 통합상담소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으나, 예산 삭감과 현장 단체와 조율 없는 통합 전환은 피해 지원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리는 일로 이어질 것임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상담소는 폭력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마지막 창구이다. 실적과 효율을 핑계로 상담소를 줄인다면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 폭력피해여성 지원 예산은 안그래도 적은데 이마저도 줄이면 현장에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제가 이번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인천시장, 대구시장, 강원도지사님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현장의 어려움을 말씀드렸더니 정부에서 감액한 부분은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살리겠다고 한다”며 “지방정부와도 현장과도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여성폭력 피해자 현장을 줄이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퇴행을 멈추길 바란다. 반드시 여성폭력 피해자 현장지원 예산 국회 여가위에서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시도하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여성정책을 무력화시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우선, 정책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부터 지웠고, 이제는 여성정책, 권익증진 관련 예산을 없애면서 여가부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겉으로는 사회적 약자 지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가정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5대 폭력에 관한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하였으나, 실제로는 여러 지원 시설들을 마구잡이로 통폐합하여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여성 지우기’, ‘구조적 성차별 부정’을 이제 그만 멈추시길 바란다. 여성폭력에 대한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는 성평등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여성폭력은 피해자 개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면서 “예방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책임과 의무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으로 그중에서 우리 여성들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차별과 압력과 폭력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런데 이제 윤석열 정부가 그러한 여성 인권의 역사와 현장을 외면하는 이러한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서 성평등한 세상,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우리의 꿈을 반드시 이루리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 자리에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백래시, 청년 젠더 갈등을 조장하고 중요한 여성정책들을 흔들어버리는 정부의 무책임함에, 결국 고통받는 건 국민들”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여가부의 조직 정상화 및 정책 기조를 바로 세워, 주요 여성정책들이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막무가내식’ 밀어 부치기가 아니라, 현장 속에서 여성정책들이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들을 전면 재검토하여 확대 편성해나가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여성폭력 방지 예산을 다 깎는 횡포를 일삼으며 2024년 예산을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윤석열 정권은 국가 정책과 예산에서 여성을 삭제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여성대상 폭력을 방지하고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는 예산을 회복시킬 것을 촉구했다.
장혜영 의원(정의당) 또한 “단 한번이라도 대한민국 여성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당한 폭력 앞에 피눈물 흘리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이런 예산을 삭감하는 일은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여성에 대한 억압과 폭력을 방치하는 사회는 모두에 대한 억압과 폭력을 방치하는 사회이다. 그렇기에 저는 여성폭력피해자지원을 포기하려 하는 이 정부의 행태를 결코 이대로 좌시할 수 없다. 21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의 예결위원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이 형편없는 내년 여가부 예산의 전면폐지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은 “여성폭력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여성가족부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다. 여성가족부는 ‘통합상담소 전환’을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현장에 대한 이해도, 로드맵도 없는 통합상담소 전환은 피해자 지원을 위축시키고,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낳을 뿐”이라며 “여성폭력 및 피해지원 예산을 삭감한다면,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사회의 편견 속에서, 지원체계와 단절된 채 고립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처참한 현실인식과 ‘여가부 폐지’라는 잘못된 국정기조가 여성폭력 피해자들을 더 큰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나아가 여성가족부가 여성폭력을 방지하고 성평등 의식을 촉진하는 부처가 되도록, 여성가족부의 피해자 지원의 사각지대가 사라지도록 2024년 여성가족부 예산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강성희 의원(진보당)은 “윤석열 정부가 얘기한 ‘약자복지’는 누구를 위한 복지입니까?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 삭감하면서 약자복지 운운하는 것은 피해자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면서 “피해자 지원 예산 삭감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외면하는 일이다. 정부는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예산 확보를 하고 제도를 정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성평등을 퇴보시키고 피해자를 제대로 지원할 수 없는 예산안에 대해 반대하며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통폐합, 인식개선 예산 삭감은 우리 사회의 성평등을 퇴보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성평등을 퇴보시키고 피해자를 제대로 지원할 수 없는 2024년 여성가족부 예산안은 전면 폐지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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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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