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10)
[시사타임즈 =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 기자단 글애(愛) 팀 이승목·백주희]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90년대 중반에 발표 된 안치환의 ‘내가 만일’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 이름이다. 망원동의 한 골목에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책방 ‘만일’은 마치 책방이 아닌 양 시침을 뚝 떼고 있다. 동네책방답게 크기나 장서 규모는 작지만, 그 덕분에 각각의 책이 더욱 각별하게 보인다.
‘이곳에서 만난 책이 나를 바꿀지도 몰라‘ 그런 만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작고 특별한 공간의 대표님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았다.
▶ ‘만일’ 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만일’이 현재의 시점과 다른 가능성을 품고 있는 단어잖아요. 현재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바라보고 지금과 다른 선택의 변화를 책을 통해 상상해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책만이 줄 수 있는 성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장욱 작가님(시, 소설, 평론 다 아우르시는 분)의 시 중에 ‘만일의 세계’라는 작품이 있어요. 문학도 만일의 세계고, 책 자체도 만일의 세계잖아요. 거기서 만일을 가져온 것이기도 해요.
▶ 요즘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이 우위를 선점하는 가운데 작은 책방을 운영하게 되신 계기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꼭 ’책방을 해야지’가 아니라 책을 매개로 활동을 하고 싶은데 그 형태를 ‘어떻게 대중들과 만나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며 해외자료를 모으기도 했어요.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유가 훨씬 많잖아요. 회사를 더 이상 못 다니겠다 해서 ’이 곳을 작업실로 만들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독서 세미나나 중고 책 돌려보기를 조그맣게 하니 사람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또한 가게가 아니니까 적합하게 무언가 하기 애매하니 어느 순간 책방이 된 거죠.
▶ 타 대형서점과 비교해서 책방 만일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한 어떤 책들을 취급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매력이라기보다는 대형 서점에 서가에서 숨어있는 책들, 광고비가 없어 대형 서점에 광고할 수 없는 책들을 가져오려고 하고요. 이 책들이 주류가 되고 배치도 좀 더 눈에 띌 수 있게 배치해요. 요즘에는 1인 출판사들도 많잖아요. 10권을 채 내지 않은 작은 출판사를 최대한 많이 찾아서 배치하려고 하고요. 그리고 독립 출판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고, 입고 문의도 많은데 테마에 맞으면, 같이 읽으면 좋을 법한 키워드가 같다면 같이 배치하기도 해요.
▶ ‘주민지기’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반응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근처에 가까운 책방과 주민들 중에서 작업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비용부담이 되니까 근처 카페를 가던지 하는데 그런 분들이 이 공간을 편하게 자기 공간처럼 쓰면서 간단한 일을 해주시는 겁니다. 현재는 세 분 정도 활동하고 있고, 작업 공간이 절실한 분들과 위주로 하고 있어요.
▶ 책방 ‘만일’에 오시는 손님들은 만일의 어떤 점을 보고 찾으시나요?
동네 책방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들을 젊은 분들 사이에서도 크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책이 어느 정도 선택되어 작게 꾸며진 동네 책방 또는 작은 공간에서는 읽고 싶은 욕구와 호감도가 높아진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런 분들이 주로 ‘만일’을 찾아 주시오.(웃음)
▶ 최근, 도서정가제가 실시되었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업과 ‘만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책 하나에 얽힌 이해관계자들이 도매상도 있고 작가도 있고 서점도 있고 굉장히 많잖아요. 서점의 마진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정가제가 실시되고, 서점을 이용하는 작은 운동이 일어나 조금 더 팔릴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몇 십권 더 산다고 해서 동네 서점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책을 읽는 독자 같은 경우에는 한정되어 있어요. 특히 인문학 초판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2000부를 찍는 작은 독자층 사이에서 정가제를 한다고 해서 도매 서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독자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 책방 만일에서 하고 싶은 프로젝트 혹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깊게 같이 읽는 모임이 필요한 것 같고, 책방이라는 공간이 플랫폼이 되고, 책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해야 책방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예를 들어 독서 모임이 중요한 책 하나에서 주석을 따라 읽기와 같은 형식으로 독서를 연계, 확장 할 수 있게 모임을 하려 하고요. 좀 더 안정이 된다면 찾아가는 책방. 정말 서점이 없는 책방에 책을 보낼 수 있다든지, 작은 손수레를 끌고 가든지 이런 것을 해보고 싶어요.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풀뿌리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서로 이어주고 지지해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단체입니다. 우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독서운동을 중요하다고 분명히 생각을 하고 유연한 방식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캠페인이 전개되면 그 의도를 공감하지만 사람들은 참여 하지 않고 멀리서 방관자처럼 바라볼 때가 많잖아요. 독서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유연한 방식으로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다가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 인생의 책 TOP 3를 꼽아주신다면? 책 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말해주세요.
제가 두 권의 책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 책은 ‘만장일치는 무효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만장일치가 왜 무효인가? 라는 단순한 질문을 가져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장일치가 왜 무효인가?‘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던져주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책은 ‘모든 것이 빛난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아무 것도 안함에 대해 고찰을 하는 책으로서 우리 삶 속에 모든 것은 빛날 수 있다는 주제를 가진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 http://www.readingrenaissance.or.kr/
독서르네상스운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eadingfun13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 기자단 글애(愛) 팀.
취재 이승목
기사 백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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