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단체들 “유신시대 헌법파괴와 국가폭력 등 청산하라”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제71주년 제헌절을 맞이하여 민주시민단체들이 긴급조치 저항세대 특별선언을 했다.
이들 단체는 “유신긴급조치시대 민주화운동 세대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헌법이 유린되었던 현대사와 그에 대해 반성도 없고, 개선의 의지도 없는 암담한 현실에 대한 공통된 견해를 밝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헌법파괴의 결정판인 유신헌법이 휴지가 되어 버린 지 40년이 다 된 지금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촛불시민혁명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그에 따라 재구성된 김명수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그 어느 기관보다 헌법 정신에 충실해야 할 입법부는 무엇 때문에 유신헌법에 대한 사망선고에 주저하고 그 피해의 원상회복에 망설이는가”라고 개탄했다.
또한 “대법원은 2010. 12. 16.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통령 긴급조치가 위헌·무효임을 선언하면서, 대통령 긴급조치는 그 발동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주권주의에 반하여 독재체제를 영구화하려는 유신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령되었음을 분명히 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 후 2015. 3. 26. 권순일 대법관을 주심으로 하는 대법원 제3부는 2012다48824 사건 판결에서 『긴급조치 제9호가 사후적으로 법원에서 위헌ㆍ 무효로 선언되었다고 하더라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궤변으로 가득 찬 판결을 하여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절대왕정인지 혼란스럽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침내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로지 대법원의 권한과 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법원 상고부 신설을 시도하였고, 식민지 시대 징용 피해자 및 유신 시대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대한 재판을 박근혜 정부와의 거래 수단으로 악용하였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긴급조치 피해자 국가배상청구는 얼마만큼 배상을 받느냐 하는 차원을 넘어, 대법원에 유신·긴급조치 시대의 과오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며, 나아가 국민의 사법부, 국민을 위한 사법부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그것은 이승만 정권의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등 정권 연장을 위한 낯 뜨거운 헌법유린과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에 의한 헌법 전복, 그리고 마침내 영구집권을 확책하기 위해 헌법을 파괴한 유신쿠데타까지의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는 당시의 반헌법적인 행위에 의한 피해자들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사죄와 원상회복을 추진해야 한다”며 “실제로 발생했던 고문 및 고문위협 등에 기인하여 겪어야만 했던 신체적·육체적 고통과 장애 및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 등 장기간에 걸친 심각한 후유증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규명과 배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공개·비공개 수배 등으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아야만 했던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에 관한 보상과 배상 등도 추진되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검찰은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에 앞장 서야 하고, 사법부는 유신헌법은 원천무효라는 정신으로 판결을 해야 하며, 입법부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피해의 원상회복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징용 배상 판결에서 보듯 사법부가 재판을 고의적으로 지연하는 것을 막고, 명백히 반헌법적인 판결을 하고도 판결을 번복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도록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여 반헌법적인 행위나 판결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끝으로 “우리 유신·긴급조치 시대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은, 국가가 유신·긴급조치 시대의 과오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유신헌법이 원천적 무효임을 선언함으로써, 오욕으로 점철된 헌법의 역사를 청산하고 제헌헌법의 정신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그 시금석은 과거에 대한 사죄와 피해에 대한 원상회복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긴급조치 저항세대 특별선언에는 민청학련동지회, 4.9통일평화재단, (사)민주·인권·평화를 실천하는 긴급조치사람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등이 함께 했다.
한편 이와 관련된 대법원 제출 의견서 제출에 시민 344인이 동참했다.
이후 29개 민주시민단체는 유신잔재청산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유신의 원천적 불법성’을 다시 밝히면서 아울러 그 진상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청산작업이 필요하다”면서 “당시에 강제 해산당한 국회, 독립성을 상실하고 인권탄압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던 사법부도 10월 유신이 초래한 헌정 중단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유신헌법의 원천적 무효를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공익법인 통일혁명가 아산 박기래 기념사업회(아산숲) 준비위원회 △광주전남시민행동 △교육민주화동지회 △구로동맹파업동지회 △국가폭력피해대책위 △글로벌 에코넷 △동일방직해고자동지회(복직투쟁위원회) △민족정기수호대책협의회 △민청학련동지회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4.9통일평화재단 △(사)민주·인권·평화를 실천하는 긴급조치사람들 △(사)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10.16부마항쟁연구소 △419문화원 △아나키스트 의열단 △우리 다 함께 시민연대 △원풍동지회 △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창립준비위원회 △전두환 심판 국민행동 △착한 도농불이 운동본부 △청계피복동지회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평화시민연대 △평화어머니회 △평화협정운동본부 △호남의열단 등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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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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