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무비스토리 (18)]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엄마를 따라 작은 섬 시오지마로 이사 온 11살 도시 소녀 모모. 이사온 첫날, 모모는 다락방에서 오래된 그림책 한 권을 발견한다. 그날 이후, 다락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냉장고 속 간식이 사라지고, 급기야 그림책 속 요괴들이 모모의 눈앞에 나타난다.
모모 덕에 봉인된 그림책에서 나왔다며 자신들을 소개하는 이와, 카와, 마메! 외모와는 다르게 은근 소심하고 먹보에 어리바리하기까지. 자칭 수호신이라며 큰 소리치지만 사고투성인 요괴 3인방과 웃지 못할 한집살이를 시작한 모모에게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온다.
소녀가 자연의 정령이라든지 현실 바깥의 또다른 신비의 세계와 조우해 한바탕 모험을 겪고 성장하는 판타지 드라마는 그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익히 봐온 이야기다.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시간을 달리는 소녀>까지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사단이 배경을 바꿔가며 꾸준히 변주해온 구성이기도 하다. <모모> 역시 아빠의 죽음이라는 시련을 맞은 소녀가 신비로운 존재와의 유쾌한 어울림을 통해서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담이다.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인랑>의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은 두번째 연출작 <모모>에선 전작과는 전혀 딴판인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적한 시골의 풍경처럼 애니메이션의 전반적인 정서는 차분하지만, 모모와 요괴들이 멧돼지와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과 태풍을 뚫고 의사를 부르러 가는 모모를 위해 수많은 정령들이 바람막이 터널을 만드는 장면 등은 액션영화 못지않게 긴박한 속도감을 전한다.
‘모모의 상쾌한 여름’을 표현하고자 했던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은 선조들이 살았던 곳을 거슬러 올라가다 ‘세토내해’라는 아름다운 섬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곳을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낙점했다. ‘세토내해’는 일본 혼슈, 규슈, 시코쿠 근방 해안지역을 일컫는 것으로 3,000여개의 섬으로 둘러 쌓인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특히 이 곳은 일본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곳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벼랑 위의 포뇨>의 주 배경이 되기도 한 곳.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제작진은 세토내해에 오랜 기간 동안 머물며 무려 9,570매에 달하는 사진을 찍었다. 그것을 토대로 영화의 배경을 하나씩 그려 나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영화 속에는 고즈넉한 섬마을에 존재하는 신사와 바다에 둘러 쌓인 감귤농장 등 실제 세토내해를 그대로 표현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풍경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처럼 완벽한 영화 속 풍경은 관객들에게 모모, 요괴 3인방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떠나는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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