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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5)] 거친 녀석들:거침없이 쏴라



거친 녀석들:거침없이 쏴라 (2012)

Red State 
7.7
감독
케빈 스미스
출연
마이클 팍스, 존 굿맨, 마이클 안가라노, 니콜라스 브라운, 데보라 아킬라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88 분 | 2012-08-23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5)] 거친 녀석들:거침없이 쏴라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켄사스주, 토피카에 위치한 침례교단 ‘웨스트보로 밥티스트 처치(Westboro Baptist Church)’를 실제 모델로 하고 있다.

 

동성연애에 대해 극단적인 자세를 취하며 강력한 반대 활동을 전개하는 웨스트보로 교회는 미국사회에서도 배척의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동성애에 대한 항의 시위를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알리기 위해 장례식이 거행되는 곳을 전국적으로 찾아 다니며 동성애 반대집회를 열어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장례식장 주변에서 망인과 관련된 시위로 인하여 유가족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준 이들에 대해 미국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판례에서는 웨스트보로 교인들이 이라크 전투에서 사망한 군인의 장례식장 근처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동성애 군대," "동성애자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 "지옥에 가라", "신이 저주한다" 는 등의 문구가 담긴 푯말을 전시해 장례식에 참가한 군인의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

 

이에 정신적 고통과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웨스트보로 교회에게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교회의 시위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기 때문에,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책임에서 면책이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파이브 포인트’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광적인 종교집단으로 혈연관계로 맺어져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닌 이들은 동성애자들을 유혹한 후 교회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인 트래비스와 그의 친구들은 음란 전화를 통해 알게 된 한 여성을 만나기 위해 시골의 한적한 트레일러를 찾게 된다. 그 나이대의 혈기 왕성한 꿈에 부풀어 있던 이들은 그 여성이 준 맥주를 마시고 잠들어 버린다. 잠에서 깬 일행은 자신들이 ‘파이브 포인트’ 교회에 갇혀 곧 죽임을 당할 처지임을 깨닫게 된다. 한편 소년들이 교회에 감금 됐다는 사실을 안 경찰은 그것이 평소 눈에 가시 같았던 ‘파이브 포인트’를 제거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진압 작전을 펼친다.

 

영화 <거친 녀석들:거침없이 쏴라>는 원리에 치우친 극단적인 광신주의와 현 사회의 모호하기 짝이 없는 선과 악의 경계를 냉소적으로 비웃은 블랙코미디라고도 볼 수 있겠다. ‘광기 어린 종교 집단의 살육’이라는 살벌한 스토리 위에 그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경찰들을 등장시켜 미국의 지나친 카운터테러리즘에 일침을 가했다.

 

영화는 광적인 기독교 이단집단의 광기에 일침을 놓는 한편, 그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우리가 사는 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자칫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을 감독 특유의 재치로 잘 살려내 액션 스릴러와 블랙코미디의 결합이라는 평을 받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시체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종교 지도자역의 마이클 팍스와, 종교집단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 역할의 존 굿맨의 대결구도는 이 영화의 백미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마치 ‘누가 더 추악한가’를 겨루는 듯한 모습은 현재 미국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 보여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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