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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3)] 레드라이트



레드라이트 (2012)

Red Lights 
8.7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
출연
로버트 드 니로, 킬리언 머피, 시고니 위버, 엘리자베스 올슨, 토비 존스
정보
스릴러 | 스페인, 미국 | 113 분 | 2012-08-23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3)] 레드라이트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영화 <레드라이트>의 제목은 바로 심령술의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의문과 호기심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가짜 심령술이나 가짜 초능력을 조사하는 연구가들 사이에서 ‘레드라이트’는 일종의 전문 용어 혹은 은어처럼 사용된다.

 

‘레드라이트’는 직역하자면 ‘붉은 빛’이라는 뜻으로, 흔히 신호등에서 위험, 경고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적신호를 의미한다. 심령술사를 빙자해 사람들을 속이고 다니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와 같은 것이다. 즉, ‘레드라이트’는 ‘심령술과 사기극을 구별하는 결정적 단서’라는 뜻이다.

 

영화 속에서 천재 물리학자 톰 버클리와 냉철한 심리학자 마가렛 매티슨은 심령술사와 초능력자를 조사하기 위해 ‘레드라이트’를 찾아 헤맨다. ‘레드라이트’가 보일 때, 바로 자신들의 연구 대상이 사실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년 만에 복귀한 세기의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가 나타나고 그들의 연구는 난향에 빠진다. 아무리 실버를 조사해도 ‘레드라이트’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 세상 모든 심령술사와 초능력자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톰 버클리는 실버의 ‘레드라이트’를 찾아 미행은 물론, 잠복수사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레드라이트>는 제목을 통해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령술인가, 아니면 사기극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충격 미스터리 스릴러, <레드라이트>는 심령술사와 과학자들 사이의 치밀한 진실 게임, 그리고 두 가지 상충되는 믿음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보여주며 이제까지 보지 못한 신선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심령술이라는 존재는 약 5만 년 전 원시 사회부터 우리의 주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과학이 나날이 발전해 나가는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미신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심령술을 비과학적인 미신의 대상으로만 치부하기는 힘들다. 이 세상에는 과학적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지는 미국 국방성이 정보 기관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심령술사와 초능력자를 모은 특수 정보 부대를 만드는 특급 비밀 작전을 진행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처럼 심령술은 과학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어느 점에서는 과학을 능가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심령술과 과학, 현대 사회에서 함께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개념이 이번 영화 <레드라이트>를 통해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영화 <레드라이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심령술 자체의 신비함을 보여주던 기존의 영화와 달리 물리학자와 심리학자의 시선을 통해 심령술에 접근한다는 점이다. 이는 이성적 사고방식을 지닌 현대 사회의 관객들에게 심령술이라는 존재를 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도록 해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초반, 가짜 심령술사와 가짜 초능력자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다니는 물리학자와 심리학자의 모습은 일종의 형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추리 요소를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가짜 심령술사를 빙자해 사람들을 속이고 다녔던 ‘피터 포포프’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거짓 선지자 장면은 실감 나는 연출을 통해 마치 관객 스스로가 영화 속 일원이 되어 가짜 심령술사의 존재를 파헤쳐 나가는 듯한 신선한 재미와 통쾌함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리고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언제나 순조롭게 조사를 진행해왔던 물리학자와 심리학자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경이적 능력을 자랑하는 세기의 심령술사를 만나 펼치는 숨 막히는 진실 게임은 명품 스릴러다운 긴장감까지 선사한다. 또한 영화 결말부에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은 이색적인 소재에서 비롯된 관객들의 호기심을 100퍼센트 충족시킨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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