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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9)] 벨아미



벨아미 (2012)

Bel Ami 
8.2
감독
데클란 도넬란, 닉 오머로드
출연
로버트 패틴슨, 우마 서먼, 크리스티나 리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홀리데이 그레인저
정보
드라마 | 영국, 이탈리아 | 102 분 | 2012-08-30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39)] 벨아미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낳은 걸작이라고 평가 받는 [목걸이] [여자의 일생] 등의 저자 기 드 모파상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모파상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이고 매력적인 스토리로 평가 받는다. 19세기 파리 사교계를 뒤흔든 욕망 끝에 선 한 남자와 세 여인의 빠져들수록 위험한 관계를 그린 <벨아미>는 동시대 프랑스의 격동적인 삶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욕망과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호기심과 비밀, 그리고 음모로 가득한 이 영화는 프랑스의 정치, 언론, 사교계의 중심에 있는 백인 상류층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조르주’는 보통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와는 매우 다르다. 다른 주인공처럼 행동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행동에 반응하는 것. 그는 절대 일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얻었고 최고의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 또 매우 투명해서 누구든지 그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투영해 볼 수 있다. 그의 뻔뻔함과 도전정신, 그의 계산되지 않은 용기로 이 영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조르주’는 ‘마들렌’을 통해서는 자신의 사회적 야욕과 야망을 실현시키려 하고, ‘비르지니’를 통해서는 자기 안에서 도사리고 있던 질투와 패기를 육체적인 욕망을 통해 분출 시킨다. 그리고 ‘클로틸드’를 통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라 믿는 순수한 사랑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만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세 여인은 ‘조르주’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그를 향한 욕정에 사로잡혀 고민하지만 결국 모두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조르주’와 격정적인 로맨스를 펼치게 된다. 하지만 이후 파격적이고 은밀했던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 정치적으로 대립되고 이 네 남녀의 관계는 파국을 치닫는다. 이들의 로맨스는 단순한 외도에 머문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감추고 있었던 욕망과 정치적 야심까지 채워주는 관계로 변화하게 된 것.

 

영화 <벨아미>는 서로를 향한 욕망을 분출하면서, 탐욕과 파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네 남녀를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어쩌면 현재의 우리 모습과도 매우 닮아있는 듯한 이들의 이야기는 날카롭지만, 그로 인한 깨달음은 씁쓸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결국 <벨아미>를 탄생시키고 완성시키는 스토리의 시작점이 된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잘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한 모파상은 『벨아미』를 통해서 매력적인 외모와 우아함을 타고난 남자 ‘벨아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야망을 이뤄 나가는 모습을 통해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진 인간 사회를 냉정하게 묘사한다.

 

매독에 걸린 상태에서 이 소설을 썼던 모파상은 죽음을 마주보고 있었다고 전한다. 실제로는 8년 후에 사망하기는 했지만, 작품 곳곳에서 죽음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느껴지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인생의 참혹함까지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스토리에는 생명에 대한 거대한 열정도 함께 존재하는데 이 어두움이 바로 『벨아미』의 가장 큰 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로버트 패틴슨’ 역시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자신에게 부와 쾌락, 명예를 안겨줄 수 있는 여자라면 누구든지 유혹하고 버리기를 반복하는 나쁜 남자 캐릭터를 생생히 표현해 낸다.


890년 파리, 가난한 군인이었던 ‘조르주’(로버트 패틴슨 분)는 우연히 술집에서 옛 동료 ‘찰리’를 만나게 되고 그가 초대한 저녁식사에 참석하게 된다. 뛰어난 외모와 매력적인 언사로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벨아미’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그는, 이후 정치계와 사교계를 주름잡던 ‘마들렌(우마 서먼 분)’과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매혹의 연인 ‘클로틸드’(크리스티나 리치 분)와는 밀애를 즐기기 시작한다. 그들과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즐기던 어느 날, 상사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한 ‘조르주’는 급기야 그의 부인 ‘비르지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분)까지 유혹하게 된다.

 

영화 <벨아미>는 은밀한 유혹, 그리고 잔혹한 욕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관계하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디클란 도넬란 감독은 “이 이야기는 굉장히 파격적인 스토리다. 모파상 작가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야만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소설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미디어가 사람들을 조종하고 정부가 섹스와 스타를 팔고, 아무런 재능도 없으면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등의 이야기는 현재의 미디어와도 많이 닮아있다. 결국 최고가 되고 싶은 조르주의 ‘욕망’으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 것이고, 그를 탐하는 세 여인 역시 ‘욕망’에 의해 움직인다”라고 말한다.


결국 <벨아미>는 살아 남기 위해 누군가를 유혹하고 관계해야 하는 많은 ‘욕망’들의 집합을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줄기 자체가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는 것. 영화 <벨아미>는 각기 다른 형태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내고 있는 여러 캐릭터들로 이야기에 탄력을 불어넣었으며, 그런 탄력으로 주제에 빠르게 다가가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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