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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41)]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2012)

Grape Candy 
8
감독
김희정
출연
박진희, 박지윤, 김정난, 최원영, 이유미
정보
미스터리,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2-09-06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41)]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열세살, 수아>를 연출했던 김희정 감독의 신작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은 잊혀졌던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면서 희망을 꿈꾸는 세 여자의 이야기다.

 

사춘기 소녀의 내밀한 심리를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독특함과 맑은 서정성으로 그려내며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열세살, 수아>. 이후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춰져 있는 불안감과 개인의 상처에 주목했다.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진실한 삶인지, 그럼에도 희망은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모든 주제를 펼칠 수 있는 두 번째 작품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을 완성시켰다. 김희정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이 빛을 발할 이 영화는 잊혀진 진실 속에 감춰져 있던 내면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미스터리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약혼자 지훈(최원영)의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간 병원에서 중학교 동창인 소라(박지윤)와 재회하게 된 선주(박진희). 지훈의 출판사에서 준비중인 신간의 작가가 소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선주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지훈과 소라가 함께 가기로 한 출장에 지훈을 따돌리고 합류한 선주는 그 곳에서 어린 시절 그들의 친구였던 여은의 언니 정은(김정난)을 만나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갑작스런 사고로 어쩔 수 없이 정은의 집에 머무르게 된 그날 밤, 그녀들은 잊혀졌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선주(박진희)는 과거에 불현듯 겪게 된 사고의 상처를 감당할 수 없어 스스로 기억을 지워버렸다. 이후 평온한 듯한 착각 속에 17년의 세월을 보내지만, 끝내 없던 일이 되어버릴 수 없던 과거는 예기치 못한 만남으로 다시금 그녀 안에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영화는 선주가 지워버린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녀의 변화되는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바로 이렇게 불가항력에 기인한 사고로 후유증을 앓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상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 아닌 ‘상처와 마주하며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만 하는 사건 혹은 사고들이 있고, 바로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이란 너무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과거란 지나가버리지만 결코 지워버릴 수는 없고, 이는 상처 또한 마찬가지다. 당장 괴롭고 뼈저린 아픔을 느낀다 할 지라도 상처를 똑바로 마주할 때 우리들은 비로소 치유의 길을 걷고, 그로 인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평온한 삶이 진짜 삶인지 말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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