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의 후예52> 축복이 넘치는 땅
[시사타임즈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요즘 한국에서는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로 농촌이나 중소도시에서 어린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CIA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전 세계 224개국 중 220위로 거의 꼴찌에 해당한다.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싱가폴, 마카오, 대만, 홍콩 등 4개 국가밖에 없다고 하니 국가의 크기나 인구수를 고려할 때, 사실상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실제 대만 하나밖에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젊은 층의 인구비율을 높이는 출산율은 갈수록 감소하는데 반해 평균 수명은 점점 높아져 고령화 비율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현재도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12% 이상으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는데 이대로라면 2030년에는 고령인구가 25%에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다고 한다.
이렇게 출산율 감소로 생산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부양해야 하는 노령인구는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와 산업의 활력이 떨어져 가고, 우리 군 역시 출산율 감소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 현역 복무자원이 부족해 병력자원이 넘쳐나던 1980년대에 51%에 불과했던 현역 판정 비율이 현재는 92%가 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징병검사를 받는 것을 고려한다면 도저히 군복무를 할 수 없을 만큼 눈에 보이는 장애가 있지 않다면 대부분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그래서 혹자는 최근 발생하여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GOP 총기난사 사건이나 구타가혹행위 폭행 사망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병력자원의 질적 저하를 지목하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와 정반대로 높은 출산율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필리핀은 축복받은 나라이다. 현지의 언론보도를 통해 보면 2014년 7월을 기점으로 필리핀의 인구가 1억 명을 돌파했는데, 이중 24세 이하의 젊은 층의 인구가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가 생산인구의 감소를 걱정하고 있는 반면, 필리핀은 넘치는 젊은 노동인구를 국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레이테주는 시골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이 넘쳐나는데 한마디로 동네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 하다. 우리가 복구한 학교들 중 다수는 이처럼 넘치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인적자원의 측면에서 본다면 필리핀은 무궁한 잠재력과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다.
재해복구 현장에 갈 때마다 6·25 전쟁 후 ‘베이비 부머’ 세대인 나의 어린 시절처럼 한 가구에 적어도 5~6명이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고 특히 임신한 여성이 많아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젊은 여성의 절반 정도가 임신을 한 상태였다. 이렇게 필리핀이 출산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결혼을 빨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여성들의 초혼 연령이 30세 전후, 초산 연령이 30대 이후가 되다보니 일생동안 자녀를 갖게 될 수 있는 출산 가능 연령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마저도 초혼 연령이 점점 늦춰지고 있어 걱정이다. 이에 반해 이곳의 여성들은 대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살에서 22살 사이에 결혼을 하고 초산 연령도 빠르다 보니 많은 자녀를 두게 된다. 또한, 캐톨릭 영향으로 임신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생각하며 피임과 낙태를 죄악시하기 때문에 출산율이 높기도 하다. 특히 우리 작전지역인 비사야스 섬 지방은 전통적으로 아이들을 많이 낳는데 자녀들의 경제문제를 책임지지 못하면서도 그들이 자라서 가장의 수입을 도와주는 미래의 기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에 기후의 영향도 큰 것 같다. 겨울이 없어서 그런지 이곳에서는 사람만 임신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수태가 너무 잘 된다. 어디를 가더라도 수태했거나 새끼를 거느린 개와 염소, 돼지를 볼 수 있다. 장병들의 정서 순화를 위해 아라우농장을 만들 때, 염소 한 쌍을 구입했었는데 기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암컷이 새끼를 가졌다.
요즈음 한국의 농촌에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해외에서 결혼 이주한 여성들 덕분으로 출산율 저하로 고민하는 우리의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해 주고 있다. 이들의 자녀들이 군에 입대해 군복무를 하고 있는 시점에 결혼 이주여성과 자녀들을 같은 한국인으로서 차별 없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출 때 우리 대한민국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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