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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엄무환 칼럼] 죽음을 이기게 하는 것

[엄무환 칼럼] 죽음을 이기게 하는 것


 


▲엄무환 국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신약성경 요한복음 4장에 왕의 신하 한 사람이 거의 죽게 된 아들을 살린 기적적 사건을 다룬 스토리가 나옵니다. 그 스토리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갈릴리 가나에 이르시니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곳이라 왕의 신하가 있어 그의 아들이 가버나움에서 병들었더니 그가 예수께서 유대로부터 갈릴리로 오셨다는 것을 듣고 가서 청하되 내려오셔서 내 아들의 병을 고쳐 주소서 하니 그가 거의 죽게 되었음이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 신하가 이르되 주여 내 아이가 죽기 전에 내려오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내려가는 길에서 그 종들이 오다가 만나서 아이가 살아 있다 하거늘 그 낫기 시작한 때를 물은즉 어제 일곱 시에 열기가 떨어졌나이다 하는지라 그의 아버지가 예수께서 네 아들이 살아 있다 말씀하신 그 때인 줄 알고 자기와 그 온 집안이 다 믿으니라 이것은 예수께서 유대에서 갈릴리로 오신 후에 행하신 두 번째 표적이니라”(요한복음 4:46~54).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왕의 신하가 자기 아들이 거의 죽게 되었기에 죽기 전에 예수님이 자기 집에 방문하여 병을 고쳐달라고 요청하는데 대해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고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는 말씀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왕의 신하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갔다는 것입니다. 왕의 신하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집으로 내려가는 길에 종들과 만나는데 종들로부터 아이가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이가 살아난 시점이 언제냐를 알아보니 예수님이 “네 아들이 살아 있다”고 말씀하신 그 때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으로 인해 종을 포함하여 왕의 신하 가족 전체가 예수님을 믿는 역사가 일어났다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요한복음을 기록한 예수님의 제자인 사도 요한은 이 사건을 기록하면서 한 가지 더 부가적인 설명을 합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유대에서 갈릴리로 오신 후에 행하신 두 번째 표적이니라.”

 

첫 번째 표적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사건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표적이 소개한 왕의 신하 아들이 살아난 사건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번째 표적도 가나라는 지역에서 행한 사건이라는 점이 시선을 끕니다. 참고로 가나는 가버나움이라고도 합니다.

 

왕의 신하가 예수님에게 자기 아들을 살려달라고 요청한 것은 일찍이 예수님이 혼인잔치 집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이적을 나타내신 소문을 듣고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을 당시 가나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이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연유로 왕의 신하 역시 자기 아들이 거의 죽게 되자 예수님에게 살려달라고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에서 중요한 대목은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입니다. 헬라어 원문을 직역하면 ‘너희가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입니다. 즉 표적과 기사를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사도요한은 표적과 기사를 보고 믿는 신앙을 결코 좋은 믿음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좋은 믿음은 가시적인 표적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는 신앙임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마리아 여인과 사마리아 사람들의 믿음입니다. 그래서 사도요한은 이 대목을 요한복음 4장 한 장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장의 가나의 혼인잔치와 왕의 신하의 아들 치유 사건을 통해서도 이 사실을 증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성경전체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입니다.

 

마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은 마귀의 시험에 대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는 구약성경 신명기 8장3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의 경우 오직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삶으로 이 원칙을 확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와 십자가에서의 죽음이 그것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은 생각과 감정, 세상적 가치관이 이끄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이끄시는 삶이 우리가 살아내야할 삶임을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 또한 그 길을 걷게 하셨습니다. 이 길을 성경은 십자가의 길이라고 부릅니다.

 

이 길을 걷는 사람은 즉 말씀대로 사는 사람은 핍박과 오해, 왕따는 필수입니다. 사람의 눈치 때문에,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혹은 자기에게 손해가 올까봐서 그것이 두려워 말씀을 뒷전으로 밀어붙이면 하나님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이 성경의 일관된 메시지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지배를 받는 삶, 즉 말씀이 이끄는 삶을 가리켜 성경은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믿음이란 말씀, 그것도 하나님의 말씀이 반드시 전제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믿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오직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씀에 저촉되어야 하고, 그 말씀대로 삶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사람인 바울 사도는 로마서 1장 17절에서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리라”고 선포한 후 믿음으로 산다는 게 뭔지를 로마서 전체를 통해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먼저 로마서 1장에서 믿음으로 살지 않는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지적한 후 이 삶을 가리켜 ‘사형에 해당하는 삶’이라고 단정합니다. 그런데 믿음으로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삶을 자신들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요한다는 그것입니다. 그러니 믿음으로 사는 사람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살지 않는 삶의 배후엔 보이지 않는 어둠의 영의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삶에 핍박이 있고 순교가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예수님만이 감당하신 게 아닙니다. 믿음으로 살려고 하면 예수님이 마신 십자가의 쓴 잔을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스데반 집사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바울 사도 역시 자신의 삶을 통해 이를 확증합니다.

 

그런데 믿음으로 사는 삶에 대해 바울사도는 로마서 2장에서 유대인들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하여 믿음으로 사는 삶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짜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바울 사도는 로마서 7장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내 속의 죄를 보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0~24).

 

믿음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고백이 나오게 됩니다. 이 고백이 없다면 그는 아직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생각과 감정이 하나님인 사람입니다. 이것이 로마서 2장에서 바울 사도가 강력하게 질책한 유대인들의 영적 실상이었습니다. 즉 자기 속의 죄는 보지 못하고 상대방을 자꾸 가르치려 드는 것 말입니다. 이 점에 대해 바울 사도가 얼마나 강력한 어조로 매섭게 회초리를 드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간음하지 말라 말하는 네가 간음하느냐 우상을 가증히 여기는 네가 신전 물건을 도둑질하느냐 율법을 자랑하는 네가 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롬 2:21~24)

 

믿음으로 사는 삶, 즉 말씀이 이끄는 삶을 살게 되면 반드시 그 말씀이 삶의 열매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왕의 신하 아들이 죽음 직전에서 살아나게 된 것은 전적인 말씀의 열매입니다.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말씀은 영혼을 살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면 당장은 죽을 것 같아 보여도 아닙니다 삽니다. 반드시 살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리는 영이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말은 배후에 보이지 않는 어둠의 영이 역사하기 때문에 그 말대로 살면 반드시 죽게 됩니다. 망하게 됩니다. 이것을 조금이라도 맛본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말씀에 내 인생 전체를 걸게 됩니다. 그리되면 나만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가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오늘 하나님의 백성들이 수없이 많은데 우리 사회를 보면 갈수록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이유는 딱 한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 것. 즉 하나님의 말씀에 제쳐두고 자기 생각, 자기감정, 세상적인 가치관에 따라 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나타나는 열매가 이를 증거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일지라도 유대인들처럼 표적을 보아야 믿는 신앙입니다. 이것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그 말씀에서 벗어나 살게 되면 그 시대는 영적어둠에 사로잡힙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희망은 정치나 경제나 사회윤리나 제도 등에 있지 않습니다. 희망은 오직 예수그리스도에게 있습니다. 그 예수그리스도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에서 나타날 때 그 시대에 희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그리스도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 십자가는 보이는데 정작 중요한 예수그리스도가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하나님의 백성들이 말씀대로 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왕의 신하 아들을 죽음에서 살려낸 것은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입니다. 그 말씀이 오늘 나의 가슴에 정조준되어 내 마음에 꽂힌다면, 그 말씀이 나를 살릴 것입니다. 내 상황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내 영혼을 살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살릴 것입니다. 분명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왕의 신하가 표적을 보고 믿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가 아들을 죽음에서 살려냈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형국이라는 말들을 합니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 사회 전반으로 펴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나타나는 경제상황과 사회윤리 상황만 보더라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왕의 신하 아들이 거의 죽게 된 것과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설령 이런 상황에 처한다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분연히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면, 그래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주되심이라고 삶을 통해 확증해내면 우리 가정, 우리 사회, 우리 조국이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상황으로 인해 왕의 신하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그리스도를 찾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저는 지금 이 시대의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며 너무 말씀을 경홀히 여기는 것 같아 아모스 선지자가 선포한 이 메시지가 적용되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8:11)

 

저부터 하나님 말씀 앞에 굴복시키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저와 같은 결단을 할 수 있기를 요청합니다. 오직 예수님의 입에서 선포되는 그 말씀만이 영혼을 살린다는 절대적인 진리가 믿어진다면 말입니다. 이 믿음의 길에 서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보호와 승리와 의의 면류관이 주어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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