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최근 우리 정부에서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는 실태이다.
일회성, 단발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고, 그 중심에는 요식업 전문가들이 함께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효섭 퓨전코리안카페 대표이사는 전통한식 조리사이면서 미국에서 35년간 한식을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이다.
그는 전통한식의 우수성을 살리면서도 좀더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식을 위해 다양한 퓨전 한식 메뉴를 개발하고,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할랄(halal 또는 alal, halaal)’을 우리 한식에 접목시켜 ‘퓨전 할랄한식’이라는 새로운 한식을 탄생시킨 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해 나가는 김효섭 대표. 그를 만나 우리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직접 들어 보았다.
▶ 현재 미국에서 한식업을 하고 계신데요.
네, 한국에서 전통한식을 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35년간 한식업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주로 전통 일반한식 보다는 요즘은 퓨전한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나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우리 전통한식의 우수한 장점을 살리고, 간편하게 식재료 낭비가 없도록 간편한 현대식 퓨전한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 퓨전한식이라고 한다면 어떠한 형태로 변형시켜서 하시는 건가요?
우리 전통한식의 양념이라던가 조리법을 그대로 살리면서 간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들의 메뉴에 한식을 접목시키고 있죠.
한식은 주로 한상차림으로 여러 반찬을 상에 차려놓고 먹는 게 대부분인데 우리는 샌드위치나 덮밥식의 음식에 한식 양념과 조리법을 사용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단품(하나의 메뉴) 음식이지만 그 안에 한식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도록 소스맛이라던가 한식의 전통적인 부분은 살아 있으면서 빵 등을 접목시켜 한식 샌드위치를 만든다거나 특별한 소스의 덮밥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메뉴를 개발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 한식은 상당히 우수하고 맛과 영양가가 좋지만, 조리 방법 등이 복잡한 편입니다. 또 먹고 나서도 남는 음식의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의 낭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단점을 보안하여 단품으로 간소하게 적정한 가격으로 현대식 한식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 한식과 할랄음식을 퓨전으로 해서 메뉴를 개발하셨다고 하시던데요.
신(新)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 한식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몇 년 전부터 고민하면서 생각한 것이 바로 이 ‘퓨전 할랄 한식’입니다.
할랄은 이슬람의 샤리아(Shariah) 율법에 의해서 그 사람들이 인증한 식재료로 무슬림이 관여를 해서 만듭니다. 최근 무슬림과 관련하여 일련의 안 좋은 사태들이 벌어지다보니 국내에서는 할랄이라고 하면 좋지 못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음식은 정치·종교·인종적인 것을 떠나 그 나라의 문화로 받아드려야 합니다. 할랄음식을 만든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정치·종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할랄음식은 건강식이고 보양식입니다. 식재료는 인증된 것만 쓰고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불량식품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할랄음식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육류입니다. 육류는 반드시 인증된 것만 써야지 할랄이 되구요. 알콜 또한 절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슬림은 술과 담배를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이죠. 무슬림에서는 하람(haram)이라고 하여 음식 뿐 아니라 마약이나 술 등 몸에 해로운 것은 절대하지 못하게 금기화되어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 퓨전할랄한식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계신건가요?
네. 저는 이태원에서 무슬림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할랄인증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할랄인증(KMF)을 받을 수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인증해주는 JAKIM 할랄인증과 싱가포르에서 UNI 교차인증이 됩니다. 할랄은 반드시 이 인증을 받아야지만 정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인증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이슬람국가에서 인증을 해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전세계 62개국 중 18억 인구가 무슬림입니다. 4명 중 1명꼴입니다. 이러한 부분만 살펴봐도 할랄이 상당히 큰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기독교단체에서는 거부반응도 일으키는데, 저희는 음식 사업을 할 뿐이지 종교나 인종·정치와는 상관없다는 부분을 이해하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크게 내다보면 할랄음식업은 국내에서는 블루오션의 사업으로 국내 내수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고 청년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국내 뿐만 아니라 저희는 국내를 바탕으로 해외, 특히 이슬람 국가쪽으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또 이슬람의 할랄이나 유태인들의 코셔(Kosher)가 90% 정도 비슷한데 이 음식들이 건강하고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북미나 유럽·호주 등에서도 인증받은 음식들을 상당히 선호하고 있습니다.
▶ 미국에서 오랫동안 한식사업을 하셨는데요. 한식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국내에서 전통일반한식은 흔하게 먹는 것이라서 별로 그 소중함을 잘 못 느끼지만, 해외에서는 굉장히 특별한 음식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한식은 육해공 식재료를 전부 사용하기 때문에 양념이나 조리법 등이 다양하여 훌륭한 식품입니다. 향후에는 한식의 전통성을 지키고 살리면서도 현대식에 맞춰 다양한 방법을 접목시켜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개인적으로나 단체, 국가 등에 굉장히 득이 되고 한식의 우수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저희는 ‘K-pop & K-food’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음식도 문화이기 때문에 한류와 같이 가야 합니다. 음악에도 전통음악과 퓨전음악이 있듯이 음식도 전통과 퓨전을 적절히 맞춰 발전시켜 나간다면 국내와 해외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해외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해 우리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여 하는 행사나 사업들을 살펴보면 몇 백억을 투자했음에도 그것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들이 아닌 공무원들이 주체가 되기 때문에 시간과 경비의 낭비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대개 저실효성으로 끝났습니다. 그냥 일회성으로 잘 차려놓고 외국인들에게 시식하게 하고 끝냈던 것이죠. 저는 이러한 행사를 했을 때 반드시 시식을 한 외국인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메뉴개발에 참고하여 좀 더 새롭고 다양한 한식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아울러 일회성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시연·시식과 교육을 매달 한번씩 한다거나 동아리 모임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우리가 시범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만드는 등 그렇게 지속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즉,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이 적재적소에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에는 낭비가 너무 많았고 일감 몰아주기식으로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해외 행사시 이권 개입이 많아 특정인 몇몇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식으로 진행되어 문제가 많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 해외에서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끼리도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을 것 같은데요. 한식을 알리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함께 해 나가고 계신가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가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AT센터가 대규모 도시와 나라들의 한식 식당이나 조리사들을 중심으로 많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에게 교육도 시키고 다문화 행사를 할 때도 우리 음식을 시연·시식도 하는 등 외국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추진해 나가고 있죠. 미국 뉴저지 레오니아의 공립학교에서는 점심 때 한식을 주고 있고, 뉴욕시에도 시의회에서 점심메뉴에 한식을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우선 세계한식요리경영대회에 외국인 조리사와 같이 출전하여 그 외국인들의 음식과 접목시켜 메뉴를 개발하고 있구요. 외국인들을 초청하여 우리의 전통·현대한식을 선보이고 외국인들에게 한식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조리사들을 교육시켜 해외에 진출시키는 활로를 만들어 주고 있는데,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조리 기술이나 메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외국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와 아랍어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할랄수출학회, 할랄산업학회에 관여하고 있고, (사)한식협회 미주 지회장, 한국식문화세계화포럼, 한국음식문화재단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들과 함께 한식·한복·한옥·한글·한자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의 장인 ‘한식의 날’ 행사를 매년 가을 광화문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 최근 청년 창업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요식업의 경우 전문성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요식업으로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방안이 있으신지요.
청년 창업권에서는 푸드 트럭이나 Shop In Shop 개념으로 점포 안에 공간을 나눠서 쓸 수 있게 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푸드 트럭의 경우는 퓨전할랄한식의 조리법을 교육시켜주면서 음식을 공급해 주기도 합니다.
▶ 현재 하고 계시는 사업 이외에 활동하고 계신 것이나,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영어, 아랍어 교육을 하고 있구요. 국제기금을 통해 국내의 결손가정·장애인·노숙자, 해외의 이재민·난민에게 음식으로 돕는 뜻있는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의 조상님들이 우수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개인이나 단체, 국가가 우리의 음식을 소중히 간직하고 보존 발전시키면서 그것을 사업화시켜 경제발전에 일임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현재는 국제 다각화시대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젊은층들이 외국인들과 많이 접촉하게 하기 위해 해외 유학 연수 등을 통해 국내, 해외에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는 해외 프랜차이즈가 많이 들어와서 고가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하고 있는 상황인데, 역으로 우리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하여 국내의 우수한 한식을 알리면서 사업증대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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