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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iew)] 권불오년 화무칠일홍

[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iew)] 권불오년 화무칠일홍

 

▲임도건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임도건 박사] 화사한 꽃도 열흘이면 지고 무소불위 권력도 십년이 안 돼 사라진다는 권불십년*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세월이 변하니 경구도 바뀔 때가 됐다. 인간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시편90:10)이라지만, 기대수명 100세에 백수도 과로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구십구 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아프고 삼일 만에 죽는다는 [9988234]도 이젠 옛말. 요즘은 구구팔팔복상사(九九八八 腹上死)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과연 복상사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거기에도 등급이 있단다. ID [노원장]인 누리 꾼에 따르면, 매춘하다 복상사하는 것은 ‘횡사’(5등급), 처음만난 사람과 즐기다가 복상사하면 ‘객사’(4등급), 과부와 밀애를 즐기다 죽으면 ‘과로사’(3등급), 애인과 사랑하다 죽으면 ‘안락사’(2등급), 일편단심 조강지처를 사랑하다 복상사하면 “순직”(1등급)이라며, 안정된 보상에 노후까지 보장된 1등급을 추천했다. 이 정도면 ++한우를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우스갯소리 같지만 미투(me#too)에 의한 복상사가 연일 화제다. 실시간 검색을 달군 ‘버닝썬’ 소식을 필두로 “PD수첩”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의 재조사 관련, 공소시효 연장을 놓고 검·경 갈등이 증폭됨에 따라 공수처(高位公職者非理搜査處)설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경이 ‘모든 인간을 죄인’이라 했지만, 드러난 죄인과 은총 아래 숨겨진 죄인만 있을 뿐이다.

 

한동안 묻혔던 사안을 다시 들춰내 우리사회의 윤리의식이 나아질지는 의문이다. 긁어 부스럼을 낼지, 마침내 진상이 규명될 지 두고 볼 일. 장자연 리스트가 뭐고,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와 장준영이 누군지 모르는 중·노년에겐 매월10만원 지급에 운전면허 반납이나 주택연금 소식이 더 솔깃하지만, 세간에 떠도는 이슈들이 하나 같이 고위권력층과 연관되었다는 점은 여전히 듣기 불편하다.

 

독일의 사회학자 M. 베버(1864-1920)는 권력(power)을 가리켜 ‘상대의지에 반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능력’이라 했다. 거기엔 국익과 공공질서를 위한 합법적 권력도 있지만 상당한 경우, 특정 권력(자)의 사익이나, 그것을 비호하기 위한 물리적 강제력이 다반사다.

 

노동력 활용이 생존에 필수적인 쁘띠부르주아(petit bourgeoisie:소자본가 계급). 이른바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중간층인 이들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가장들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서비스업자, 고학력 저임금의 지식인을 비롯한 자유전문직 및 평범한 직장인들과 달리, 고위층 권력자에겐 일반인의 상식을 초월하는 세계가 분명 있는 모양이다.

 

계급의식이 없는 집단을 ‘즉자적 집단’, 자기의식을 가진 집단을 ‘대자적 계급’이라 하는데, 베버는 정치·사회적 요소 말고 정신, 종교, 윤리, 가치관 등이 사회변동을 견인한다고 했다. 다원론적인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깨어 있는 국민과 지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 것이다.

 

특정인의 사익을 위해 공권력을 남용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으로 피소된 전두환 씨 경우가 그렇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한 억울한 죽음들이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덮느냐 파느냐에 따라 이해당사자의 운명이나 국민적 ‘법’정서가 좌우되는 만큼 검찰과 법원의 고뇌도 깊을 것이다.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수감을 놓고 정치계와 법조계가 술렁이지 않았던가? “진실규명”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생존과 밥그릇이 달려 있기에 신중함과 적정선의 마무리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29년 전 광주에 관한 ‘회고’록이 ‘회개’록이 될 가능성은 없지만, 진실의 가치는 세월이 가도 변치 않는다.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은 직접 관련은 없어도 노심초사한다. 주변인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 참고인으로 소환될까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여론의 변화에 따라 몰라도 아는 척 해야 하니 고민이 클 것이다.

 

필자와 같은 일반인은 뜨거운 여론보다 팍팍한 하루 일상이 더 소중하다. 혹자는 인생을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것이라 했다. 가끔 멈추고, 그때마다 몇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한 번의 끊어짐도 없이 단번에 꿈을 이룬 사람은 없다. 인생여정에 주춤할 때도 있고, 어울리지 않은 인연을 끊어야 할 순간도 있다. 좋은 인연도 있지만, 원치 않는 악연도 삶의 일부다. 어떤 이는 축복의 통로지만, 다른 이는 아픈 교훈을 주기도 한다. 과욕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그것이 물질이든 권력이든. 권력무상 새옹지마, ‘소확행’을 위한 지름길이다. 머지않아 권불삼년, 화무오일홍의 세월이 올지 모른다. 착하고 베풀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글 : 임도건(Ph.D)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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