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건 박사의 경계선 뷰(View)] 아베의 오기, 트럼프의 결기, 대한민국의 굴기
[시사타임즈 = 임도건 박사]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심리를 ‘오기’라 한다. 동기가 옳으면 끈질김(resilience)으로 발전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꼴불견이다. 일본의 아베가 그렇다. 경제보복에 의한 보수결집으로 선거에 6연승 했으나 개헌 발의에 필요한 85석 확보는 실패했다. 2020년 헌법개정으로 일본을 ‘전쟁 가능국’으로 바꾸려던 아베의 행보가 큰 벽에 부딪힌 셈이다.
50% 미만의 저조한 투표율을 태풍 '다나'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은 지지층이 고르지 못하고 극우파에 한정돼 있다는 방증이다. 일본 내에서도 임기 중 개헌은 물 건너갔다는 게 중론이다.
아베가 일본을 폐쇄형 군국주의로 몰고 가는 의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주도권을 잡고 난적 중국을 미국이란 지렛대로 제압하려는 것이다. 이는 청일 전쟁 이후 새로운 제국주의의 발현이자, 13세기 몽골제국의 재현, 이른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정책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미-중 무역전쟁을 치르는 트럼프를 모방해 한국에 경제보복을 하겠다는 속내다. 내수시장이 곤경에 부딪히면 언제든 꼬리를 내리는 게 일본의 특성 아니던가? 일본을 가리켜 "경제적 동물"이라 부르는 이유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미국 반응. 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경색된 한·일 관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자, 양국이 원하면 기꺼이 관여하겠다고 했다. 2차 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대가를 혹독히 치른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실리에 능한 트럼프로서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중요한 친구지만, 아-태 지역의 통제권이 달린 중장기적 포석보다는 다가올 11월 재선을 위해 북·미 정상회담 카드가 더 시급한 만큼, 전략적 동반자인 일본의 양보를 구하고 50년 동맹인 한국의 협조를 요청할 공산이 더 크다.
빅-브라더를 자처하는 트럼프에게 제법 잘사는 일본 편을 들어 얻을 이익보다 상대적 약자인 한국에 호의를 베풀어 존경받고 싶은 공명심이 더 큰 인물이다. 그런 차원에서 트럼프가 또 한 번 결기를 보여주면 좋겠다.
잠재변수는 중국! 한·일 갈등이 고조될수록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어부지리(漁父之利)의 최대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홍콩의 South-China-Morning-Post 紙는 한·일 외교 분쟁이 중국에겐 외교적·경제적 ‘복음’이 될 것이라 했다.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구도는 한·미·일 3국이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토(NATO)가 유럽에서 러시아를 ‘왕따’한 방식으로 동북아에선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일 관계가 삐걱거리고, 그 결과 한·미와 미·일 동맹에까지 악영향을 주면 한·미·일 3국 공조는 자동으로 깨질 것인즉, 이것이 중국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어디 뜻대로 되겠는가?
경제, 안보, 통일 등 어느 하나도 속 시원히 풀리지 않는 게 요즘 정국이다. 중복인 어제, ‘불볕더위’ 못지않게 열기를 몰고 온 청년이 화제다. 기성세대에겐 낯설지만, 청년들 사이에는 유명인사다. 쌍 천만 영화 [신과 함께 1/2편]의 웹툰 작가 주호민(38세)이 그 주인공. M社의 햄버거 광고 모델이 된 것도 그렇지만 분당에 저택을 구입한 수입도 화제다. 거기에 이번엔 영화 [신과 함께 3/4편], 드라마, 뮤지컬까지 출연 요청이 쇄도한다니 시쳇말로 대박이다. 2005년 데뷔작 [짬]이후, [무한동력]도 [미생] 이상으로 취준생들의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그런 그에게 ‘파괴 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가 거쳐 갔던 직업, 일, 장소들이 하나같이 문을 닫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는 거다. ‘펠레의 저주’랄까? 그래서 그런지 누리꾼들 사이에선 그를 국민 혈세로 국적기에 태워 일본에 보내자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거쳐 가는 곳마다 ‘폭망’했기에 그를 일본에 보내면 쓰나미 이상의 파괴력이 있을 거라는 기대다.
다소 비현실적이나 젊은이들의 참신한 도발이다. 독립운동에는 참여하지 못했어도 일본상품 불매운동만큼은 적극적이란다. 홍보사이트 www.nonojapan.com(대표: 김병규)은 참신한 애국심이 만들어 낸 아이디어로, 개설 3일 만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이들에게는 일회성 사건으로 희화화하기엔 증명 불가능한 공통점이 있다. 과학적 분석을 넘어서는 우발적(?)인 해프닝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 적이 있다. 이번이 그랬으면 좋겠다. 정치적 오기를 부리는 아베, 외교적 블러핑을 즐기는 트럼프의 결기, 그리고 필사즉생으로 굴기해야 할 대한민국. 1930년대 일본령 만주. 의문의 보물 지도(?)한 장을 놓고 사투를 벌였던 세 사람. 오늘따라 더 공감되는 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글 : 임도건(Ph.D) 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임도건 박사 whisperain@hanmail.net
'사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럼] 비평화주의자들의 평화놀이 (0) | 2019.07.29 |
---|---|
[칼럼] 본격화된 일본의 독도침탈에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나? (0) | 2019.07.24 |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79) (0) | 2019.07.22 |
[칼럼] 국가유공자에 대한 심의 혁신이 필요하다 (0) | 2019.07.22 |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78 (0) | 2019.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