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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더 이상 졸속 자유무역협정은 그만

[ 전문가 칼럼 ] 더 이상 졸속 자유무역협정은 그만

 

[시사타임즈 = 신수식 논설주간] 이념도 체제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오직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이익만이 중요한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영토를 확대하고 획득하는 것은 국가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한민국과 무역규모가 제일 큰 13억 인구의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은 분명 우리의 경제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하거나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미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통해 많은 문제점을 경험했던 사실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대비하지 않는 자유무역협정은 오히려 경제적으로 국가적으로 많은 손실을 초래한다는 사실에서 자유무역협정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자유무역협정은 상대가 반드시 존재하며 그 상대방의 국가 또한 자국의 국가이익으로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이기에 결국 각각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그리고 이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제전쟁이 현실이기에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자유무역협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있어서 전개될 경제적 이해관계 및 경제전쟁을 예상하여 이에 확실한 비교우위를 대비하고 준비한 후에 진행시켜야 하는 것은 국가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일 것이다.


2014년 11월 10일 13억의 경제영토가 열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었다. 이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특히 민감한 산업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으로 비교우위인 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품목뿐만 아니라 의류·냉장고·에어컨과 같이 패션·고급 생활가전 등 연간 458억 달러에 해당하는 수출 제품의 관세가 향후 10년 내 철폐되게 되면 세계 제2의 거대 내수시장 선점효과는 물론 중소기업들이 수출 활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기존 가공무역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소비재 위주로 대중 수출구조에도 대변화가 예상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예상과 달리 다른 한편에서는 수입 농·수·축산물, 특히 쌀을 비롯해 614개 품목(수입액 30%)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개방 수위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체결했지만 중국제품으로 인한 국내 경제가 파탄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11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교역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는 나라가 됐다. 


한중FTA 체결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기존 세계 5위(60.9%)에서 칠레·페루에 이은 3위(73.2%)로 두 계단 오르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으로 전체 수출액의 26%인 1458억 달러, 수입액의 16%인 830억 달러가 중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 수출액의 11%(620억 달러), 수입액의 8%(462억 달러)를 차지했는데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조 2403억 달러로 미국(16조 80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국가이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수출입을 합쳐 ,005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8년 뒤인 2013년에는 2,28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커졌다. 이번 한·중 FTA에서 주력 수출품목인 공산품의 관세장벽을 단계적으로 철폐하거나 인하하기로 한 것은 우리기업의 실질적 수출증가와 함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분명 좋은 호재이다. 


한·중 FTA에서 양국이 2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범위는 품목 수 기준 중국 91%, 한국이 92%이며 수입액 기준은 중국 85%, 한국 91%이다. 중국은 수입 관세율이 평균 9.7%로 미국(3.5%), EU(5.6%)보다 매우 높다.


한·중 FTA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절감 예상액은 정부 추산 54억 4000만 달러(약 6조원)에 달해 한·미 FTA(9억 3000만 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 8000만 달러)의 3.9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철폐로 우수한 품질의 영·유아용품, 스포츠·레저, 의료기기 등 건강·웰빙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면 경쟁국인 일본, 타이완, 미국, 독일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중국의 소비재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5년 후에는 0.95∼1.25%, 10년 후에는 2.28∼3.04%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중 FTA가 서로의 국익을 고려해 미국이나 EU 등 다른 거대 경제권과의 FTA보다 관세 철폐 및 완화 비율이 높지는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최초로 개방하고 식품·의약품 분야의 시험검사기관을 상호 인정하는 등 각종 규제와 인증 절차를 포함한 비과세 장벽 해소로 인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고 할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액은 총 902억 달러였으며 이 중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가 4억 8000만 달러(0.53%)에 불과했다는 사실에서 투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국은 한중 FTA를 통해 부품 소재 및 의료·바이오, 문화 콘텐츠, 패션·화장품, 식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한류 효과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국내 투자확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역업계의 평가이다.


반면 농수산물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 농수산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에서 농수산물 개방 수준(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을 역대 FTA 최저 규모로 하고 쌀을 비롯해 고추·마늘·양파·사과·갈치·소고기 등 주요 품목을 아예 양허 품목에서 제외했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치, 대두, 참깨, 팥 등이 저율관세할당(TRQ)·부분 감축 품목에 포함돼 일정 부분 개방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의 농수산물 수입액은 2008년 28억 2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7억 1400만 달러로 5년 새 67.0%나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공산품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한 국내 시장의 잠식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농수산물 개방 압박에 밀려 자동차가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논의에서 빠진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은 그 피해를 가속화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구촌화, 세계화의 시대적 흐름을 그 어떤 국가도 역행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체결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와 미래라는 관점에서 우리 대한민국에 이익이 되는 자유무역협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이나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치적의 일환으로 체결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바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은 이제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며 비교우위제품들의 영역에서 기술적으로 거의 동등해졌기 때문에 위협적인 상황이 되었으며 이는 현재의 비교우위가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또한 한국은 독자적 다자외교, 전방위외교가 아닌 냉전적 한미동맹외교로 인해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친 외교정책과 관계로 인하여 복잡한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환경과 상황에 의해 언제든지 중국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나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크게 우려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미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에 있어서 이제라도 미흡한 영역을 확실하게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을 계기로 미국중심의 한미동맹과 그 외교패턴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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