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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020)] 화요일의 여자들

[책을 읽읍시다 (1020)] 화요일의 여자들  

모니카 페츠 저 | 김라합 역 | 문학동네 | 452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화요일의 여자들』는 독일 작가 모니카 페츠의 데뷔소설로, 야고보의 길 루르드 순례에 나선 개성 넘치는 다섯 여자의 이야기를 경쾌한 분위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열흘간 250킬로미터 이상을 걷는 여정 동안 각각의 등장인물이 길 위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세심하게 보여주는 한편, 순례여행중 이들의 오랜 우정을 위협하는 사건이 불거지고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시종 흥미롭게 펼쳐진다.

 

자신감 없고 늘 위태로워 보이는 인상의 유디트, 의사 남편과 두 자녀를 둔 변호사로 말재간이 뛰어나 화요일의 여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지적인 카롤리네, 약국 재벌과 결혼해 아낌없이 부를 누리는 귀부인 타입에 직선적인 성격으로 독설도 서슴지 않는 에스텔레, 전도유망한 의학도였지만 직업 대신 남편과 아이들을 선택해 주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에바, 모임의 막내이자 화끈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에 유명 디자인 회사의 디자이너지만 늘 형편이 쪼들리는 키키까지 이보다 더 다를 수는 없을 것처럼 개성이 강한 다섯 명의 여자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프랑스어를 함께 배우며 알게 된 후로 매달 첫 화요일 문화원 근처 레스토랑 ‘르 자르댕’에서 모임을 가지고 일 년에 한 번은 다 함께 여행을 즐기며 십오 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르 자르댕의 주인은 이번 화요일도 십오 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여자들을 기다리지만, 웬일인지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 시간 유디트는 암 환자로 임종을 앞둔 남편 아르네의 곁을 지키고 화요일의 여자들 역시 돌아가며 그들을 살피고 있다.

 

결국 아르네는 숨을 거두고, 이후 몇 달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극심한 무기력상태에 빠져 있던 유디트는 생전에 산티아고의 길 순례를 시작했던 아르네가 미처 다 쓰지 못한 순례 일기장을 발견하고서 자신이 대신 그 길을 끝까지 걷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의 목적지인 루르드에 도착해 일기장의 빈 페이지를 채워야 비로소 평온을 되찾고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친구들에게 전하고, 화요일의 여자들은 유디트의 순례길에 함께하기로 뜻을 모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다채로운 사십대 전후의 여성 캐릭터들일 것이다. 이들은 어딘가에 실제 모델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할 만큼 현실적이다. 모니카 페츠는 전업주부, 전문직 여성, 가난한 미혼여성, 부유한 중년여성 등 다양한 층위의 인물을 실제 현실에 있을 법한 상황과 함께 그려냄으로써 보다 폭넓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또한 비밀스러운 사연이 있을 거라는 초반의 암시는 엄청난 몰입을 가져다주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비밀이 밝혀지는 흥미진진한 과정은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수려한 풍광 묘사, 빠른 장면 전환과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대사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더한다. 화요일의 여자들의 여정을 함께해온 독자들은 그들이 최종 목적지 루르드에 도착했을 때 느낀 카타르시스 역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모니카 페츠 소개

 

1963년생. 뮌헨 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광고와 출판 분야에 몸담았다가 바이에른 방송국에서 드라마 편집과 제작을 맡았고, 1998년부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2010년, 개성 넘치는 다섯 여자의 일과 사랑, 우정을 담은 첫 소설 『화요일의 여자들』을 발표해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후속작으로 2012년 『칠 일간의 단식』, 2013년 『화요일의 여자들, 전원에서』를 발표했다. ‘화요일의 여자들’ 시리즈는 전 세계 25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독일어권에서만 1백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TV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그밖의 작품으로 『하필이면 우리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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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