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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069)] 유년기의 끝

[책을 읽읍시다 (1069)] 유년기의 끝

아서 C. 클라크 저 | 정영목 역 | 시공사 | 424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아서 C. 클라크 탄생 100주년 기념판 『유년기의 끝』. 과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성찰을 통해 외계지성과 인류의 ‘최초의 접촉’과 ‘인류 진화의 비밀’을 이야기한 『유년기의 끝』은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과 함께 SF 3대 거장으로 꼽히는 그는 초기 대표작으로 인류를 넘어선 존재, 지구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아서 C. 클라크의 비전을 상징하는 아이콘 같은 작품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아 왔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특별판 『유년기의 끝』은 반세기가 넘도록 사랑받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클라크의 단상을 담은 2000년의 ‘서문’과 독자들의 애정어린 축하글들을 담아 더욱 의미 있는 판본을 선보인다.

 

미국과 소련이 달에 먼저 도달하기 위해 경쟁하던 어느날 전 세계의 주요 도시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은빛 우주선의 외계종족 오버로드. 그들은 무지, 질병, 가난과 공포에서 인류를 해방시킨다. 그러나 오버로드들은 모종의 음모를 감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류 진화의 비밀이다. 오버로드의 모성(母星)에 갔다가 80년 만에 되돌아온 잰 로드릭스는, 본의 아니게 인류가 유년기를 벗어나 진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최후의 인간이 된다.

 

어느날 느닷없이 나타난 외계 종족의 도움으로 인류는 황금시대를 맞이하지만 그것이 사실은 우주적인 차원에서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신에 가까운 외계 지성의 장대한 계획의 일환이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아서 C.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은 충격을 넘어 전율을 안겨준다. 예술이 죽고 종교가 그 빛을 잃어도 현재의 안락에 빠져 내일의 환란에 대비하지 못해 결국 우월한 외계 종족에 의해 강제적으로 진화당하는 인류의 모습을 아서 클라크는 철학적 통찰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외계인 감독관 캐렐런의 입을 빌려 인류는 지구라는 조그만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한 존재라고 비판하는 대목에 이르면 작가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비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외계 지성의 강제에 의한 인류의 진화를 인류의 유년기의 끝이라고 말하지만 인류로부터 진화한 존재는 인류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존재이다. 그것은 진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종말에 가깝게 보인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지성을 가진 종으로서의 인류는 걸음마도 제대로 내딛지 못하는 유년기에 머물러 있으며 자신의 힘으로는 유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구라는 육아실에 갇혀 있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 아닐까? 유년기의 끝이 출간된 무렵은 미소 냉전이 극에 달하여 핵 위기가 고조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전반에는 종말에 대한 절박함과 암울함이 짙게 배어 있다.

 

클라크가 그린 세계는 단순한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닌, 아시모프가 칭송한 대로 미래에 대한 진보된 예측인 동시에 지금 우리의 모습에 대한 통렬한 통찰의 결과였다. 때문에 그의 많은 작품들이 장르와 세월의 경계를 넘어 폭 넓은 사랑을 받아왔고, 특히 클라크가 평생토록 만나길 고대했던 외계지성과의 ‘최초의 접촉’을 그린 초기 대표작 『유년기의 끝』은 인류를 넘어선 존재, 지구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클라크의 비전을 상징하는 아이콘 같은 작품으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게임 캐릭터로도 익숙한 ‘오버로드’, 20세기 말을 휩쓸었던 에바 열풍의 주인공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인류보완계획’ 등도 바로 이 작품에서 빌려온 개념들이다.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초고도의 지성을 가진 존재들의 시선을 통해 본 인류의 한계와, 이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에게 품게 되는 질문들은 인간이 달에 착륙하기 무려 10여 년 전에 출간된 작품임에도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아서 C. 클라크 소개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영미 SF문학계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SF작가이자 미래학자이다. 사실상 생존하는 가장 유명한 SF작가이다. 1917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런던의 킹스 칼리지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부터 과학과 저술에 강한 관심을 보였으며, 공군 장교로 복무 중이던 2차 대전 말에는 통신위성의 아이디어를 맨 처음 창안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로 우주 비행에 대한 소설과 글들을 출판했고 영국 행성간 학회의 임원이었다. 독자적인 작업 외에도『라이프』 지 편집진들과 함께『인간과 우주』를 제작했고, 미국 우주인들과 더불어 『달 위에 처음으로』를 썼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소설이자 영화 대본인『2001: 우주 오디세이』를 썼다. 미국 우주계획과 밀접한 관련을 가져 NASA의 자문을 맡아왔고, 의회 초청으로 관련 위원회에 전문가로 출석하기도 했다. 1977년에는 과학을 대중에게 이해시킨 데 대한 탁월한 공로로 브래드포드 워시번 상을 받았다.

 

1956년부터 현재까지 스리랑카에서 살고 있으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 영국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대표작으로『유년기의 끝』,『라마와의 랑데부』,『2001년 우주의 오디세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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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