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08)] 장난꾼의 죽음

[책을 읽읍시다 (1108)] 장난꾼의 죽음

M. C. 비턴 저 | 문은실 역 | 현대문학 | 256쪽 | 9,800원




[시 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제7권 『장난꾼의 죽음』. 스코틀랜드 고지의 악명 높은 장난꾼 앤드루 트렌트 씨가 임종을 앞두고 가족들을 불러 모으자, 모두가 막대한 유산에 대한 기대를 품고 앤드루의 집 애럿 하우스에 모인다. 하지만 죽어 간다고 했던 앤드루 노인은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그들을 맞이하고, 그의 기상천외한 장난들이 애럿 하우스에 혼란과 불안감을 고조시킬 무렵, 누군가의 방 장롱에서 괴이한 모습의 시체가 튀어나온다.


사 건 신고를 받은 로흐두 마을의 경찰관 해미시 맥베스 순경은 앤드루가 시킨 장난 전화라는 의심을 떨치지 못한 채 현장으로 출동하지만, 그가 진짜 시체와 맞닥뜨렸을 때는 이미 많은 증거들이 은폐된 후였다! 스트래스베인 경찰 본부에서 온 블레어 경감에게 어김없이 머저리 취급을 당하는 상황에서 해미시는 그의 오랜 짝사랑 상대였던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의 도움을 받아 은밀히 수사를 진행한다.


「해 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태초의 광활한 위용을 간직한 스코틀랜드 고지를 무대로,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을 소란하게 만드는 인물이 출현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OO의 죽음’이라는 시리즈 제목들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이야기는 피해자가 누구일지 초반에 드러내 보인다. 비턴은 그(/그녀)를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밝혀 가는 사건 이후의 추리 과정뿐 아니라 그들이 ‘왜’ 죽임을 당하게 되는지, 그 배경에 있는 인간관계의 갈등을 집중 묘사하면서 다양한 속물적인 인간 유형들을 신랄한 블랙코미디로 풍자한다.


이 렇게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 일개 순경의 손에 통쾌하게 해결되는 과정은, 20세기 초 영국 고전 미스터리의 황금시대 유산들―수수께끼 플롯, 다중 시점, 클로즈드 서클Closed Circle, 영국적인 배경과 인물 등―을 계승해 만든 구조 속에 짜임새 있게 그려지면서 정통 코지 미스터리물의 재미를 선사한다.


한 편 지금껏 세상에 쓰이지 않은 종류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미스터리 시리즈를 가리켜 그동안 단 한 권도 없었던, 할리퀸 로맨스와 정통 문학 작품의 경계에 있으면서 “궂은 날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책”이라고 정의한다. 승진에 대한 야망 없이 현재에 자족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해미시와 마을 지주의 딸 프리실라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는 과연 이루어질지, 주인공을 괴롭게 하는 저마다 개성 독특한 인물들은 다음에 또 어떤 일을 벌일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시리즈만의 묘미다.


오 늘날 가장 사랑받는 정통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의 주인공 중 하나인 ‘해미시 맥베스’를 창조한 M. C. 비턴은 명실공히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대중작가로 꼽힌다. 마흔이 넘어 발표한 첫 작품으로 뒤늦게 작가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 역사 로맨스 소설과 수십 편의 미스터리 소설들을 여러 필명으로 발표했다. 특히 해미시 맥베스와 더불어 작가의 분신으로 알려진 여탐정 ‘애거서 레이즌’이 등장하는 소설들의 큰 성공으로 비턴은 영미권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국 내 모든 공공 도서관의 대출 현황을 집계하는 국립도서관 공공대출권(PLR, Public Lending Right) 2017년 2월 자료에 따르면, 비턴은 7년 연속 ‘소설 분야 성인 독자들이 가장 많이 빌린 국내 작가’ 1위에 올랐고, 한 해 동안 작품들이 대여된 횟수는 평균 100만이 넘는다.


비턴은 현재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글쓰기 덕분에 나이 듦의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매일 아침 집필실에서 벤슨앤드헤지스 한 갑과 진한 커피 한 주전자로 하루를 시작한다.”



작가 M. C. 비턴 소개


본 명은 매리언 채스니. 1936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서남부 항구도시 글래스고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대표적인 대중작가로 꼽히는 그녀는 로맨스와 추리소설 분야에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00편 이상의 역사 로맨스 소설을 본명인 매리언 채스니를 포함, 헬렌 크램프턴, 앤 페어팩스, 제니 트레메인, 샬럿 워드라는 필명으로 발표했으며, M. C. 비턴은 추리소설 작품에 쓰는 필명이다.


존 스미스앤드선 서점의 소설 분야 판매원으로 일하던 비턴은 ‘스코티시 데일리 메일’지에서 버라이어티쇼를 평론하는 일을 제안받아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스코티시 필드 매거진’의 광고부서 비서직, 패션지 편집자를 거쳐 ‘스코티시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기자로 들어가 범죄 관련 기사를 맡았다. 동료 기자와의 결혼 후 미국으로 이주한 비턴은 남편의 일이 잘되지 않자 잠시 버지니아 주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기도 했지만 곧 유명한 가십 타블로이드지 ‘스타’에 부부가 함께 자리를 얻어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비턴은 전업 작가로 변신해 역사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 코틀랜드의 최북단 서덜랜드를 여행하던 중 비턴은 첫 번째 해미시 맥베스 이야기를 떠올리고 본격적으로 추리소설 집필에 전념했다. 1985년 『험담꾼의 죽음』을 시작으로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현재 31번째 권까지 발표됐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로버트 칼라일 주연의 BBC 스코틀랜드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턴은 현재 해미시 맥베스 순경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녀의 또 다른 주인공 탐정 「애거서 레이즌 시리즈」의 배경이 된 잉글랜드 서남부의 동화 같은 마을 코츠월즈의 작은 집과 파리를 오가며 지낸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