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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09)] 내 이름은 꾸제트

[책을 읽읍시다 (1109)] 내 이름은 꾸제트

질 파리 저역 | 성귀수 역 | 열림원역 | 408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아홉 살 꾸제트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엄마 말에 따르면) “세상구경을 한답시고 영계와 함께” 집을 떠난 지 오래고, 엄마 역시 사고 이후 일하러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서 맥주만 마신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노는 아들에게 엄마는 전혀 관심이 없다. 툭하면 하늘에 대고 투덜거리며 머리통을 쥐어박는 엄마. 하늘을 죽이고 싶다. 저놈의 하늘만 죽이면 엄마도 진정할 테고, 더 이상 머리통도 쥐어박히지 않을 텐데….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옷장 서랍을 뒤지다가 권총 한 자루를 발견한 꾸제트. 하늘은 워낙 커서 애써 겨냥할 필요도 없다. 한 발, 두 발…. 엄마가 집 밖으로 뛰어나온다. “이게 다 엄마를 위해서예요.” 엄마와의 짧은 실랑이. 어느 순간 엄마는 뒤로 벌렁 나자빠진다.

 

“이제 슬픔은 다들 잊어버린다. 배고픔이 모든 걸 바꿔버린다.”

 

친절한 경찰 아저씨 레이몽을 따라간 곳은 퐁텐블로 근처의 감화원이다.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꾸제트는 이곳이 전혀 싫지 않다. 낙천적이고 호기심 많은 호박덩이 꾸제트, 감화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꿰뚫고 있는 조숙한 시몽, 순하고 착하기만 한 울보 아흐메드, 마음이 아플 때면 반창고를 감아 아픈 가슴을 치료받곤 하는 뚱보 쥐쥐브, 심심할 때면 ‘사전놀이’를 하는 척척박사 샤푸앵 형제, 언제나 코를 파서는 그걸 입으로 가져가곤 하는 흑인 소녀 베아트리스, 긴 갈색 머리를 앞으로 늘어뜨려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이는 수줍음 많은 알리스 그리고 천사 같은 카미유….

 

각자 비밀스러운 사연들을 가진 아이들과 이들을 돌보는 복지사들, 꾸제트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레이몽 아저씨…. 이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면서 꾸제트는 우정과 사랑을 배우고 삶을 배워나간다. 감화원은 이제 아이들의 꿈을 실현 가능하게 해주는 꿈의 장소에 다름아니다.

 

꾸제트는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이젠 상관없다. “더 이상 하늘을 죽이고 싶지 않다. 지상에서 더 큰 걸 발견했으니까.”

 

어린 소년 꾸제트가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배워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입가에는 미소를, 눈가에는 눈물을, 마음엔 한없이 따뜻하고 소박한 어떤 기적을 품게 된다.

 

 

작가 질 파리 소개

 

오래전 흰 셔츠를 갖춰입고 다른 사람들의 식사 시중을 들었다. 잠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르 몽드’사의 사환이기도 했고, 약물 검사원, 청소년스포츠부의 문서계 직원, 포장기술자로도 일했다. 백양좌를 타고난 그의 두툼한 이력은 흡사 수공업조합의 일자리 목록을 방불케 할 정도다. 한때 신문기자였다가,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한동안 시에라리온 일대를 무작정 쏘다니다가, 육 개월 동안 그리스 도서 지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지금은 출판사에서 일하며 글을 쓰고 있다.

 

『내 이름은 꾸제트』는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내내 작가가 문제아동 수용기관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직접 땀 흘려 관찰하고 공부한 결과에서 비롯되었다. 이 작품은, 여러 기관의 풍부한 자료에서부터 교육학자와 심리학자 그리고 아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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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