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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25)]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책을 읽읍시다 (1125)]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저 | 정장진 역 | 열린책들 | 544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는 70~80대 노인 다섯 명이 주인공인 유머러스한 범죄 소설로 사회가 노년층을 취급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은 노인들이 강도단을 만들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 나가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편에서 답답하고 열악한 노인 요양소에서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며 범죄를 저질렀던 노인 강도단은 이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그리고 카지노를 털어 그 돈으로 노인과 청소년 시설, 예산이 부족한 문화 시설 등에 기부한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노인들을 둘러싼 황당하고 유쾌한 사건들이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정신없이 펼쳐진다.


때로는 나이와 체력의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다 합치면 5백 살에 가까운 다섯 명의 연륜을 앞세워 당당하게 작전을 성공시켜 나가는 노인 강도단을 보고 있으면 <이 할머니 할아버지들, 진짜 장난이 아닌데!> 하며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답답한 노인 요양소에서 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며 범죄를 저지른 메르타 할머니와 친구들. 결국 감옥에 들어갔다 오지만 그리 살 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지명 수배된 노인 강도단은 스웨덴을 떠나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카지노에서 한탕을 하기도 전에 다른 강도들이 떨어뜨린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는 행운이 일어난다. 또 처음 계획대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카지노에서 칩을 훔쳐 거액의 돈으로 바꾸고 그 돈을 곳곳에 기부한다.


카지노 작전에 성공한 노인들은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메르타는 공항에서 세관원과 말싸움을 하다가 다이아몬드를 깜빡 놓고 오고 기부한 돈이 중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메르타는 또 한 번의 <완전 범죄>를 계획하지만 여러 번의 범죄에 지친 노인 친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엉뚱하고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웃음을 유발할 만하다. 하지만 이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메르타 할머니와 친구들은 맨 처음에는 노인 요양소의 열악한 환경에 분노했지만 점차 사회 곳곳의 문제들을 깨닫게 된다. 복지 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박물관과 미술관의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사람들은 텔레비전과 컴퓨터 앞에서 무기력한 일상을 보낸다.


우리가 보통 스웨덴 하면 떠올리는 것은 <잘사는 복지국가>라는 이미지다. 그러나 스웨덴이라고 해서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건 아니다. 힘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이 소외되는 상황은 여타 국가와 다르지 않으며, 노인들은 스스로 행복해질 권리를 찾아 나선다. 노인 강도단이 황당한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바꾸고 싶어 하는 사회의 모습은, 먼 나라 스웨덴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다.


소설 속에서 메르타는 여러 번 당부한다. 노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것을.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며, 과거의 실수와 아픔을 딛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이 노인들의 이야기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역시 귀담아들을 이야기일 것이다.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소개


1948년 스웨덴에서 의사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 15년 동안 수중고고학자로 지냈으며, 호주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에서 큐레이터, 스웨덴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에서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작가로서 역사 소설, 어린이책, 유머, 에세이집 등 여러 장르에서 18종의 책을 펴냈다. 1999년에 역사 소설로 라르스 비딩상을 수상했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로 2015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로마 픽션상을 수상, 깊은 통찰력과 기발한 유머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79세 할머니 메르타와 네 명의 노인 친구들이 주인공인 유머러스한 범죄 소설로, 사회가 노년층을 취급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은 노인들이 [강도단]을 꾸려 자신만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 나가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작가는 이 [노인 강도단]의 리더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메르타가 자신과 닮아 있다고 말한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스웨덴에서만 40만 부 이상, 전 세계적으로 15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40개국에 번역되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캐나다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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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