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50)]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

[책을 읽읍시다 (1150)]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

김진호 저 | 갈무리 |696쪽 |값 30,000 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매혹의 음색』의 저자이자 음악학자인 김진호의 두 번째 단독 저서. 저자는 진화론과 진화심리학, 인지과학, 지식사회학, 중력 이론이나 엔트로피 이론 같은 자연과학 이론들, 사회학적 관점들, 그리고 음악학의 도움을 받아, 음악의 이해와 인간의 이해가 같은 길에 있는 연구 프로젝트라는 점을 보여준다. 6~3만 년 전의 기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지능은 급격히 상승했다. 인류 최초의 악기는 3만 5천 년 전에 등장했고, 이 시기에 인지혁명이 진행 중이었으며 엄청난 문명적 자료들과 현대적 예술이 등장했다.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은 그 원인으로 인류의 통합적 마음을 제안한다. 여러 영역 특이적 지능들이 서로 연결되어 통합적 마음이 구성되었으며, 지능 간의 연관성은 계속 깊어지고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포함한 고전/현대음악 또한 인류의 통합적 마음과 진화 과정의 결과이다. 따라서 모차르트 같은 작곡가의 음악은 인간의 다양한 세계 인식을 표현/반영한다.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


음악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영국 작곡가 콘스턴트 램버트는 1934년에 “지금처럼 음악이 많이 울려 퍼지는 시대도 없었고, 그럼에도 이보다 음악경험이 제한되고 빈곤한 시대도 없었다”고 말했다. 2017년, 우리는 1934년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음악경험이 제한된 세계를 살고 있다. 스피커와 이어폰,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고 끊임없이 사방에서 음악이 들려오지만, 현대인의 음악체험은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는 것을 우리는 느낀다.


한편 세계의 실상은 어떤가? 오늘날 세계는 재앙과 참담함으로도 넘쳐난다. 사람들이 음악에서 끝없이 힐링을 찾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의도하는 환상과는 다르게, 세계는 점점 더 위험하고 불안한 곳이 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전한 세상이다. 전쟁이 없는 세상, 정의가 훼손되지 않는 세상, 차별이 없는 세상,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세상이다. 수백만 년 동안 우리를 앞서 살았던 사람들도 그런 세상을 원했다. 그렇다면 음악은 값싼 환상을 주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어울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음악을 감상이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세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어울리는 음악을 새롭게 작곡하여 감상하거나, 기존의 음악을 접하면서 진지한 고민을 같이 하면 될까? 이 책은 먼저 음악관을 바꾸어보자고 제안한다. 음악을 듣고, 보고, 감상만 하는 것을 넘어 음악에 대해 생각하자는 것이다. 우리네 삶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필요한 통찰을 음악에 대해 사유하며 얻을 수 있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말처럼 인간에게 동물은 먹기에도 적당하지만 사색하기에도 적당하다. 인간은 이렇듯 주어진 대상의 원래 쓰임새를 바꿀 줄 안다. 따라서 감각하고 지각하며 감동하는 대상으로서의 음악을 사유의 대상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서구의 고전 및 현대음악과 관련한 사유의 체계를 구성하고자 한다. 이것은 곧 음악을 만들어낸 인간 마음의 체계이기도 하다. 이 체계는 음악의 이해를 돕는 것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음악은 통합적 마음의 산물이다


음악은 그 자체로 인간이 가진 본성 중 하나다. 이 책은 음악이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통합적 마음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통합적 마음은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이 사용한 진화심리학의 용어이다. 미슨은 호모 사피엔스가 통합적 마음을 가지게 되면서 다른 동물과 달라졌다고 말한다. “현대적 마음은 자연사 지능과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 지능이라는 영역 특이적 지능들로 구성되는데, 이 지능들이 연결되어 있어 마음은 통합적이다”(미슨, 2001). 후기 선사시대에 인간은 통합적 마음을 가지고 인지혁명이라는 엄청난 문명적 성과를 보였다. 이 책은 3만 5천 년 전의 조상이 통합적 마음을 장착하여 최초의 음악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 저자는 모차르트 같은 고전 및 현대 음악가들의 예술적 음악의 기저에도 통합적 마음이 역할을 하였음을 보여준다.


통합적 마음을 가정하면 음악 체험을 통합적 마음 과정의 산물로 보게 된다. 마음이 여러 지능의 연결로 구성되는 것이라면, 음악 같은 예술체험에도 인식, 판단, 사유 등의 마음 과정이 작용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흔히 음악과 연관되는 ‘정서’나 ‘감정’은, ‘인식’이나 ‘사유’ 같은 마음작용과도 연결되어 있다. 정서는 대상에 대한 특이한 판단이며 지능이다. 그것은 즉각적으로 사유와 개념을 동반한다. 결국 음악은 우리가 가지는 마음의 모든 차원을 통합적으로 작동시킨다.



작가 김진호소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에서 작곡 졸업장(디플로마)을 취득하였다. 이후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음악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DEA학위를, 파리 4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북도 안동에 소재한 국립안동대학교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매혹의 음색』과 『플럭서스 예술혁명』(공저) 등이 있고 「음악적 정보학의 구조화된 제 차원들』(『서양음악학』)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또 작곡가로서 피아노 협주곡 ‘유리 절벽 위에서의 축제’와 가곡 아침처럼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