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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56)]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책을 읽읍시다 (1156)]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저 | 이윤희 역 | 현대문학 | 400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전철역 분실물센터에 살고 있는 펭귄과 빨간 머리 훈남 역무원 콤비가 엮어나가는 감동 판타지 소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도쿄 인근의 임해 공업단지에 자리한 작은 무인역. 변두리 노선의 종착역인 이곳에는 ‘야마토기타 여객철도 나미하마선 유실물 보관소’, 통칭 ‘분실물센터’라 불리는 사무실이 있다. 노선의 모든 분실물이 모이는 이곳을 지키는 건, 무슨 연유인지 펭귄 한 마리와 이 귀여운 녀석을 돌보는 일이 주 업무처럼 보이는 빨간 머리의 훈남 역무원!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방문한 사람들은 펭귄용의 초대형 냉장고까지 갖춘 분실물센터에 있는 뜻밖의 콤비에 깜짝 놀라지만, 어느새 이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우연과 운명을 넘나드는 작은 일상의 기적을 겪게 된다.



제1장 「고양이와 운명」


전철에 탄 펭귄을 보고 놀라 엉겁결에 메신저백을 놓고 내리게 된 교코. 뒤늦게 찾은 가방은 이미 다른 사람이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완전히 똑같은 가방 두 개가 같은 날, 같은 시간대, 같은 노선에서 분실된 우연한 일이 발생했던 것! 게다가 가방에 든 내용물 역시 똑같은 ‘유골 단지’인데…. 죽은 애완 고양이 후쿠의 유골을 1년 동안이나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교코는 소중한 가방을 어떻게 찾아갈까.



제2장 「팡파르가 들린다」


등교 거부 중인 은둔형 외톨이 겐은 게임 동료를 환송하기 위해 구하던 레어 아이템을 얻고자 수상한 노점상이 제시한, ‘리얼 세계’의 모험을 대신 해달라는 조건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모험을 떠나기 전에 전철에서 소중한 부적을 잃어버리고, 분실물센터로 가야 할지 망설이던 겐 앞에 불쑥 나타난 펭귄을 따라가자, 비밀의 방처럼 숨어 있던 분실물센터의 문이 열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겐은 오래전 자신에게 ‘부적’을 주었던 소녀와 재회하게 되는데…. 과연 이 모험,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제3장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분실물센터를 찾아가는 지에에게 다가온 남자아이는 느닷없이 펭귄을 봤느냐고 묻고, 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지에는 평소 습관처럼 펭귄을 봤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아이 가족이 떠나간 전철에서 임산부 마크가 달린 체인 홀더를 줍게 되는 지에. 결국 자신의 분실물은 찾지 못한 채 집에 돌아온 지 며칠 후, 코트 주머니에서 체인 홀더를 발견한 남편은 지에가 임신했다고 오해하고, 지에는 남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마는데….



제4장 「스위트 메모리스」


집을 나간 아들 소헤이를 찾으러 아내와 함께 ‘우미하자마 역’으로 향하는 준페이. 대학을 중퇴하고 집까지 뛰쳐나와 변두리 역 분실물센터에서 일하는 아들은 아버지의 호통에도 헤실헤실 웃기만 한다. 혼자 역 밖으로 나온 준페이는 공장 부지 안의 임해 공원에서 느긋한 휴식을 즐기던 중 걸어오는 펭귄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호기심에 이끌려 펭귄을 뒤쫓아 가기 시작한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동안의 모든 퍼즐이 꿰맞춰지는 마지막 이야기.


모두 4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장마다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이 이끌어가는 독립된 이야기가 분실물센터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연작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들은 각 장이 단순히 소재의 공통성만으로 모아져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주인공들이 서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단서를 곳곳에 뿌리면서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이야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저자는 영화의 신(scene)처럼 나눠지는 장면 전환과 경쾌한 필치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중심으로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이어지는 각 장들을 특유의 섬세함과 여운이 묻어나는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처럼 그려나간다.



작가 나토리 사와코 소개


1973년 일본 효고 현 고베 시 출생. 소설가, 게임 시나리오 작가이다.


메이지 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뒤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 ‘남코’에서 RPG 제작 일을 하다가 2001년 퇴직한 이후로는 프리랜서로 게임이나 드라마 CD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게임 ‘99의 눈물’에 수록된 단편소설 집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2010년 『파출소의 밤』으로 정식 등단했다.


제5회 ‘동일본철도서점 대상’을 받은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를 비롯하여 『어서 와 1만 번』 『너의 졸업식』 『셰어하우스 수탉 풍향계』 『에노시마 고양이 집사 식당』 『금요일 서점』 등을 발표했다. 그 밖에 ‘나토리 나즈나’라는 필명으로 쓴 다수의 동화책과 라이트 노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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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