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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386)]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책을 읽읍시다 (1386)]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세라 윈먼 저 | 민은영 역 | 문학동네 | 400| 14,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11년 데뷔작 신이 토끼였을 때에서 마법처럼 빛나는 유년의 순간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사로잡은 배우이자 작가 세라 윈먼, 그녀의 두번째 소설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첫 작품으로 갤럭시 내셔널 북 어워드 올해의 신인 작가상’ ‘뉴턴 퍼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하며 배우에서 작가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은 세라 윈먼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따스한 시선, 삶과 인간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서정적이고 시적인 문장에 담아낸다.

 

2차세계대전이 막 끝난 1947년 잉글랜드 콘월, 노인 마블러스 웨이즈는 구십 평생을 그래왔듯,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린 깊은 산속 갯골가에서 홀로 살고 있는 그녀에게 남은 것은 늙은 몸을 잊게 해주는 물과, 늙은 마음을 잊게 해주는 옛 추억들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앞 물가에 드레이크라는 젊은 참전 군인이 떠내려온다. 상실과 이별에 익숙한 마블러스는 전쟁과 사랑의 실패로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청년을 보살펴주며 그의 몸과 마음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처음에 드레이크는 문명을 거부한 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낯설어하지만, 들고 나는 물의 리듬에 몸을 맡기듯 서서히 그녀의 삶에 동화되어간다.

 

그리고 노인과 함께한 일 년 동안, 드레이크는 마블러스의 놀라운 삶과 사랑 이야기를 하나씩 듣게 된다. 그녀의 어머니가 마블러스처럼 물속에서 가장 자유롭고 아름다운 인어였다는 이야기, 그녀의 인생에 세 번 찾아온 뜨거운 사랑, 그리고 그중에서도 마블러스가 가장 사랑했던 운명의 상대 잭, 그 아름답지만 서글픈 결말까지. 드레이크는 자연 속에서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으며 살아온 마블러스의 삶을 통해 상처를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단단히 걸어 잠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이제껏 누구에게도 내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내면을, 가장 깊은 상처를 보여준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버지를 평생 동안 그리워해온 일, 전쟁에서 동료 군인들이 저지른 끔찍한 짓을 외면했던 일, 미숙하고 다친 마음으로는 붙잡을 수 없었던 사랑까지. 그렇게 노인과 청년이 주고받은 이야기 조각은 두 사람 인생의 빈 부분들을 채워주며 더 크고 놀라운 운명의 윤곽을 드러낸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마블러스는 그 운명적인 그림을 완성할 마지막 이야기 조각을 준비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흔 살을 목전에 둔 노인 마블러스 웨이즈와 사랑과 전쟁의 상처로 삶의 방향을 잃은 청년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있다. 소설은 인생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나 한 해를 함께 보낸 두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며 끈끈하게 자나라는 우정과 그 속에서 움트는 삶의 희망을 그린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단단한 삶의 의지 사람과 사람의 깊은 연대를 노래하는 이 작품은 따뜻하고 포근하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담대함을 지녔다.

 

작품을 감싸는 묘사와 표현들은 동화처럼 아름답게 빛나지만, 양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 후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만큼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상실과 상처로 가득하다. 그 폐허 위에서, 작품의 정신을 고스란히 체화한 것 같은 주인공 마블러스 웨이즈(Marvellous Ways)는 구십 년의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삶의 경이로운(marvellous) 이야기들로 청년의 아픔을 치유한다.

 

 

작가 세라 윈먼 소개


196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에식스에서 자랐다. 웨버 더글러스 연극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1989TV 드라마 [조용한 음모]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더 빌’ ‘캐주얼티’ ‘홀비시티등 다수의 영국 TV 드라마에서 활약했다.

 

2011신이 토끼였을 때를 발표하며 배우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다. 신이 토끼였을 때갤럭시 내셔널 북 어워드 올해의 신인 작가상, 에든버러 북 페스티벌에서 뉴턴 퍼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또한 영국의 맨부커상을 모델로 한 남아프리카의 익스클루시브 북스 부크 프라이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같은 해, 신인 작가 양성을 위해 워터스톤스 서점에서 만든 문학상인 워터스톤스 11’을 수상하면서 신인 작가 11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두번째 소설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을 발표했고 이어 2017년에 발표한 세번째 소설 틴 맨으로 코스타 소설상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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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