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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07)] 아이스크림 메이커

[책을 읽읍시다 (1407)] 아이스크림 메이커

에르네스트 판 데르 크바스트 저 | 임종기 역 | 세종서적 | 496|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에르네스트 판 데르 크바스트의 소설 아이스크림 메이커슈피겔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오랜 문학적 숙성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장 원숙한 문학성을 갖춘 소설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매혹적인 소설은 다소 엉뚱하게도 여든 살 생일을 코앞에 둔 화자의 아버지가 우연히 TV에서 본 붉은 머리의 해머던지기 선수에게 첫눈에 반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일이 벌어진 곳은 이탈리아 최북단의 한 골짜기 마을, 베나스 디 카도레. 베나스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이 이 골짜기에서 발명됐다고 주장하는데, 최초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고 추앙받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조반니 탈라미니의 증조할아버지 주세페 탈라미니.

 

카도레 골짜기의 모든 아이스크림 장수들은 매년 봄이면 집을 떠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가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고 겨울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조반니와 동생 루카는 어릴 적부터 아이스크림 장수가 되는 것이 자신들의 운명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형 조반니는 운명처럼 리처드 하이만이라는 멘토를 만난다. 리처드 하이만은 세계 시 축제의 디렉터로, 시가 곧 인생인 인물이다. 리처드 하이만은 조반니에게 시를 읊어주고, 형 조반니는 자연스레 그를 따라 시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가족 모두 조반니가 장남으로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이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 가문의 전통과 절연하겠다고 선언하고 문학계에 발을 들인다.

 

시간이 흐른 뒤 조반니는 선망해 마지않던 세계 시 축제의 디렉터가 되어 국경을 넘나들며 여행하는 자유로운 삶을 산다. 형 대신 가업을 이어받은 루카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개성적인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온 열정을 쏟는다. 이 두 사람 사이에 소피아라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 어릴 적부터 소피아는 두 사람의 사랑이었다. 끊임없이 여행하며 수많은 여자들을 만난 조반니와 달리 오직 소피아만을 바라본 루카는 아이스크림 가게와 함께 소피아를 얻는다. 루카는 가업을 외면한 형을 배신자로 여기며 아주 오랫동안 말 한마디 섞지 않고 거리를 둔다. 그리고 어느 날, 몇 년 만에 조반니와 대면한 루카는 아주 특별한 부탁을 하는데.

 

이 책은 시를 사랑하는 한 문학인의 시선에서 삶, 욕망, 전통,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스크림의 세계와 매혹적인 시의 세계가 교차하며 흥미진진한 내러티브가 펼쳐지는 와중에 실재하는 여러 시인들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독창적인 매력을 뽐낸다. 그러한 중심적인 내러티브의 흐름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고, 리듬감 있게 이어지는 특색 있는 에피소드마다 작가의 정감어린 유머 감각과 독창적인 문학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설명할 때도 시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아버지라고 불릴 수 없는 조반니는 주세페에게 시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산을 오르고 운동하는 모습을 멀찍이 지켜보며 아들의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 애틋함을 돋우는 시가 바로 네덜란드의 시인 이다 게르하르트의 작품 깃털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숨이다.

 

주세페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조반니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정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내내 아기의 모습을 상상한다.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어떻게 손발을 움직일지, 울음소리는 어떨지 그려보다 드디어 주세페를 만난 그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퍼시 비시 셸리부터 거리의 싸움꾼으로 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러시아의 젊은 시인 보리스 리지, 실제 세계 시 축제의 영원한 게스트라고 불리는 캐나다 시인 패트릭 레인까지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심경에 맞춰 음악처럼 등장하는 시들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작가 에르네스트 판 데르 크바스트 소개


1981년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네덜란드 작가. 2010년에 발표한 소설마마 탄두리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10만 부 넘게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다양한 유력 언론으로부터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이며 이색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비평적으로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12년에는 조반나의 배꼽으로 특히 독일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아이스크림 메이커2015년에 출간되자마자 슈피겔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이 작품은 오랜 문학적 숙성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장 원숙한 문학성을 갖춘 소설이라고 평가받는다. 현재 로테르담에서 집필 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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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