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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09)]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

[책을 읽읍시다 (1409)]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

 미셸 리치먼드 저 | 김예진 역 | 시공사 | 608| 15,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공주와 왕자는 각종 고난을 겪은 후 마침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린다. 동화의 끝은 언제나 같다. “그리하여 그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결혼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며 행복한 결말이 아니다.

여기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결혼 그다음 이야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커플이 있다. 이제 막 결혼한 앨리스와 제이크는 여느 신혼부부들과 다르지 않다. 바라만 보아도 행복하고 무리를 해서라도 근사한 저녁을 차려 상대방을 기쁘게 한다.

 

신혼의 달콤함에 푹 빠져 지내던 어느 날, 결혼 선물로 작은 상자와 카드가 집으로 배달된다. 상자의 정체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회원제 모임 협정의 가입 신청서. 결혼도 엄연한 일종의 계약이며 지켜야 할 규범이 있고, 어겼을 때 그에 합당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아름답고 행복한 결혼 생활이 가능하다고 믿는 협정에 이 신혼부부는 깊숙이 빠지게 되고 회원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협정매뉴얼을 전달받은 앨리스와 제이크는 한 달에 한 번 선물을 주고받아야 하며, 분기별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항목에 흥미로워한다. 지키지 않았을 때 겪어야 하는 처벌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부부는 각자 일에 치여 조금씩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결국 앨리스는 협정에 소환되기에 이른다.

 

재소자라고 쓰인 죄수복을 입고 협정이 소유한 감옥에 갇혀 수감 생활을 한 앨리스는 도청 장치가 들어 있는 팔찌를 차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그 후로 두 사람은 협정의 미행과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화목한 부부로 보일 수 있도록 역할 놀이를 하기에 이른다. 모든 개개인이 각자 다르듯이 모든 결혼 생활 역시 하나의 매뉴얼로 규정될 수 없는바, 앨리스와 제이크는 협정안에 감춰져 있는 모순과 부조리를 깨닫고 이 거대한 조직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협정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이상적이다. 회원들을 위해 분기별 파티를 주선하고 소홀하기 쉬운 일상의 배려와 감사를 잊지 않도록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심지어 배우자 간에 매력을 잃지 않도록 정기적인 체중 측량을 통해 트레이너를 붙여주기도 한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죄목별로 형량이 정해지는데 이는 처벌을 통해 좀 더 나은 배우자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취지이다.

 

철저하고 강박적인 규칙 속에서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자유를 즐기며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살 것인가. 두 가지 길 앞에 놓인 앨리스와 제이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것도 이 소설을 즐기는 묘미가 될 것이다.

 

 

작가 미셸 리치먼드 소개


앨라배마에서 태어나 자랐다. 앨라배마 대학에서 저널리즘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지금까지도 출간되고 있는 대학문학잡지 MFJ(Mrr’s Field Journal)의 창간 멤버를 지냈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창작을 공부한 후 학생들을 가르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0119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데뷔작 작은 옷을 입은 소녀로 그레이스 페일리상을 받았다. 2007으로 트루먼 커포티상과 캐서린 닥터로 혁신 소설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푸른 방의 꿈, 안개가 짙던 해, 전혀 모르는 사람, 골든 스테이트등 내놓는 소설마다 호평을 받으며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결혼이라는 본질을 통찰하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은 부부 관계에 심리 스릴러 요소를 가미하여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17년 팔레 로젠크란츠상을 수상했다. 주변의 모든 환경을 글의 소재로 삼는 미셸 리치먼드는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실리콘밸리 근처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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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