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525)] 너니까 좋은 거야
기무라 유이치 저 | 다카하시 카즈에 그림 | 황진희 역 | 계수나무 | 40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지금 그대로의 네가 좋아. 그게 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그녀의 머리는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처럼 헝클어져 있고, 운 것도 아닌데 눈은 빨갛고 퉁퉁 부어 있지요. 뭐가 그렇게 바쁜지 맨 얼굴에 구겨진 옷을 입기 일쑤입니다. 심지어는 구멍 난 양말을 신기도 하고 신발은 항상 지저분합니다. 어찌나 덤벙거리는지 물건들은 여기저기에 흘리고 다니지요. 아뿔싸! 저번에는 회사에서 부장님께 반말까지 했어요. 사람들은 그녀에게 “못난이!”라고 놀려 댑니다. 다리는 굵고, 얼굴은 크고, 입술은 두껍다고요. 이런 그녀가 대체 왜 좋냐고요? 그녀가 좀 더 깔끔하고 예뻤으면 하지 않냐고요? 글쎄요… 그녀가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지금 그대로의 네가 좋아. 그게 너니까.”
누구나 한 번쯤 연인에게 “내가 왜 좋아?”라고 물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끊임없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나를 진짜로 좋아하는 게 맞나?”, “나의 겉모습이나 어떤 특정한 면만 보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심지어 “나는 외모도 별로고, 성격도 까칠한데 대체 왜 나를 좋아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원하는 대답이 나를 좋아하는 열 가지, 백 가지 이유일까?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 열 가지 이유를 말한다면 우리는 그가 좋아하는 열 가지 모습만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때로는 나 자신까지 속이며 스스로의 모습을 꾸며 대겠지. 하지만 “너니까 좋은 거야”라는 말에는 이유가 붙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할 뿐이다. 그래서 “너니까 좋은 거야”라는 한 마디 문장에는 그 어떤 백 가지 이유보다 커다란 진심이 묻어난다.
작가 소개
저 : 기무라 유이치
도쿄에서 태어나 다마 미술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현재 어린이책, 희곡, 만화, 작사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유아에서 어른까지 폭 넓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600권 이상의 작품을 펴냈습니다. 『폭풍우 치는 밤에』로 고단샤출판문화상그림책상과 산케이어린이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폭풍우 치는 밤에』 시리즈와 『흔들흔들 다리에서』 『구덩이에서 어떻게 나가지』 『나들이』 『엄마~~~아!』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다카하시 카즈에
일러스트레이터 겸 그림책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주요 작품으로 『다람쥐 전화』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졸려 졸려 크리스마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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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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