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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573)]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책을 읽읍시다 (1573)]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영화보다 재미있는 현실 인권 이야기   

김예원 저 | 이후 | 184|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갓난아기를 데리고 법정에 들어가는 변호사” “인공 안구를 빼내 들고 변호를 한 장애인 변호사” “젖 물린 채 변호하는 세 아이 엄마 변호사김예원 변호사를 장식하는 수식어는 이렇게나 다양하다. 법조인 앞에 붙는 수식어치고는 꽤나 특이하다 하겠다. 태어날 때 의료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으나 너무 예쁘면 지나치게 인기가 많아서 피곤해질까 봐 그런 건가?” 해 버리는 초긍정주의자, 김예원. 스스로를 장애인이라 생각하며 살아오지 않았지만, 힘없고 약한 이들이 부당한 일을 겪는 것을 보면 몸이 먼저 움직이는 공감 능력자다. 자신이 장애인이어서 장애인 인권 변호사로 살아야겠다, 마음먹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관대로 살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길을 걷게 된 것뿐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는 모두 13편이다. 오래된 고전부터 최신 애니메이션, 독립영화에 이어 초대박 흥행 영화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를 통해서는 장애인 작업장의 노동자들 이야기를, 맨발의 기봉이들에서는 선의로 포장한 채 다가오는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네마천국을 통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과 살아가는 지혜로운 처신에 대해서, 7번 방의 선물을 통해서는 선입견으로 범죄자가 만들어지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널리 알려진 영화건 다소 생소한 영화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장애인 주차장에 장애인이 차를 대려고 하는데도 아프면 집에나 가만히 있지라는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는 비단 장애인만이 아니라 비장애인도 살아가기 힘들다. 그건 자명한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흑인과 우리는 같은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부당한 말을 해도 되는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대놓고 분리하거나 차별하지는 못한다 해도 보이지 않는 구분은 수도 없이 많다. 그것을 인지하고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이 이 사회를 정상 사회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게 할 것이다.

 

김예원 변호사는 스스로를 성격이 직업이 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부당한 일을 보면 쉽게 넘기지 못한다. 눈이 한쪽밖에 없는 사람은 1종 면허를 딸 수 없다는 현실을 몸소 겪게 되자, 눈이 한쪽이라고 세상을 반쪽밖에 못 보고 살 거라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도 법을 바꿔야 한다 생각했다. 도로교통법과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한 끝에 결국 성공한다. 앎과 삶이 이렇게 일치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런 김예원 변호사가 사법 시험을 공부하던 시절부터 유일한 취미는 영화 관람이었다. 영화를 통해 우리 속의 차별과 편견을 나누고 싶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살고 있는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법조인이자 장애를 지닌 여성으로서, 세상의 비뚤어진 시선을 먼저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책 한 권으로 독자들은 자신의 공감 지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김예원 소개

 

중학교 때, 왜 오른쪽 눈이 없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태어날 때 의료 사고로 눈을 잃은 지 십여 년,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억울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법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좋은 도구라는 믿음으로 법조인을 꿈꾸었다. 큰 목소리로 지나치게 명랑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도 정작 인권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법은 소외된 자에게 더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해야 소외된 사람과 함께 걷는 것인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그 길을 배워 보려고 공익 활동을 전담하는 변호사로 첫 발을 떼었다.

 

대중교통을 타고 걸어 다니기를 좋아한다. 좋은 사람, 좋은 공동체와 좋은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 믿으며 장애인, 여성, 아동 인권침해 사건을 법률 지원하고 있다. 주로 형사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데, 피해자가 스스로 힘과 용기를 내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며 자타공인 훈남인 강지성과 결혼하여 세 명의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으며, 급한 성격과 큰 목소리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와 적으로 만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리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약자가 약자와 연대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법률가이자 활동가로서 오래오래 활동하기를 소망한다.

 

1982년 춘천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나 강원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2009년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2012년 법무법인 태평양 재단법인 동천의 공익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로펌 회의실이 아닌 사건 초기 현장에 달려가고자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에서 상임변호사로 일했으며, 현재 장애인권법센터(비영리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법으로만 사건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사회복지사성폭력전문상담원자격을 취득하였고, 2015년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로상(장애인권), 2016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2017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변호사상, 2018년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로상(아동인권), 1회 곽정숙 인권상, 서울시 복지대상, 법조공익모임 나우1회 청년공익변호사 대상, 대한변호사협회 우수변호사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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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