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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776)] 밤의 교실

[책을 읽읍시다 (1776)] 밤의 교실

김규아 글그림 | 샘터 | 200| 18,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정우는 수학처럼 정답이 있는 확실한 세계를 좋아한다. 이런 정우에게 답이 없고, 풀어내기 힘든 사건이 벌어진다. 시력이 나빠져 병원을 찾았는데, 어쩌면 영영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끝없는 밤이 올 수 있다는 얘기에 슬프고 복잡한 마음이 들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는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지만 힘이 되기보다 더욱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어둠의 세계에 고립된 정우는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귀를 솔깃하게 하는 어떤 얘기를 듣는다. 새로 온 늑대 선생님이 해가 진 뒤 음악 수업을 하겠다고 한다. ‘밤의 교실에 참가하기로 한 정우는 무엇을 보고 듣게 될까?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일상에서 크고 작은 잃어버림을 겪는다. 김규아 작가는 이런 잃어버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로, 전작 연필의 고향에서는 작은 사물의 사라짐에 대해 다루었다. 잃어버린 채로 바로 잊히고 마는 작은 대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번 밤의 교실에서는 아주 큰 상실을 다루었다. 잃어버린다면 결코 잊힐 수 없고, 이제까지의 생활을 뒤흔들 정도로 큰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정우는 대체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현재 정우는 가족과 흩어져 살고 있다. 아빠 집에 머물거나, 엄마 집에 머물러야 한다. 무척 섬세하고 차분한 성향의 정우는, 정확하고 규칙적인 것을 좋아하기에 부모님의 갈등에서 오는 변화가 누구보다 힘겹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일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와중에 정우는 다시 한번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병원을 찾는데, 어쩌면 평생 눈이 안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작가는 끝없는 밤앞에 선 정우의 요동치는 불안한 심리, 그런 정우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염려하는 마음과 초조함도 차근차근 섬세하게 담아냈다.

 

크든 작든 어린이의 세계에서는 상실이 일어난다. 결코 되찾을 수 없이 영영 잃는 것도 생긴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잃어버림을 되찾는 내용이 아닌, 잃어 가는 중에도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을 쌓아 나가는 이야기이기에 독자들은 큰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작가 김규아 소개

 

직접 쓰고 그리고 만든 책으로 물고기가 발걸음을 멈추면》 《사사롭고 시시하게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그릴 때 세워지는 나의 세계가 어느 곳보다 안락하고 편안합니다. 내 마음이 편안하다면 누군가에게도 그럴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세계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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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