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777)] 2050 거주불능 지구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저 | 김재경 역 | 추수밭 | 424쪽 | 19,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20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며 화제를 모은 2017년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를 확장한 책이다.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의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계치 400ppm을 넘어섰고 평균 온도는 해마다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100년까지 1.5도 내지는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2050년 아니 그 이전에 찾아올 끔찍한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3~5도의 기온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온도 상승에 따른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보고하려는 책이 아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미’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에 ‘서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의 실질적 재난을 긴급하고도 절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오래전 산업혁명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찬반을 나누어 한가로이 논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생존 프로젝트인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으로 지금 전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목도하고 있듯이 재난은 더 이상 일부 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급속도로 전 세계를 향해 퍼져 간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난 대부분이 바로 그와 비슷한 전 지구적 ‘기후 되먹임’ 시스템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12가지 형태로 분류되긴 했지만 각 재난은 개별적으로 따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재난의 명칭만 보고 이 책을 빈부격차의 현실을 드러내는 사회과학서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가 보여주는 기후재난은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을 가리지 않고 가차 없이 찾아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복수’도 아니고, 인간이 손쓸 도리가 없는 자연의 ‘처벌’도 아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태도는 이미 찾아온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과 ‘체념’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와 같은 섣부른 종말론이나 허무주의를 경계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삶과 태도마저 송두리째 바꿀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작가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소개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 미국 싱크탱크 기관인 ‘뉴아메리카’의 연구원이다. 2017년 7월 9일 지구온난화가 가까운 미래에 일으킬 수 있는 재난 시나리오를 밝혀낸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를 《뉴욕매거진》에 기고함으로써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이 리포트는 더욱 상세하게 풀어 쓰여 『2050 거주불능 지구』로 출간되었고 출간 즉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저자는 TED 강연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동과 생활 방식 등을 활발히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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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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