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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864)] 부지런한 사랑

[책을 읽읍시다 (1864)] 부지런한 사랑

이슬아 저 | 문학동네 | 284|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의 이슬아 작가 신작에세이이다. 저자는 지금처럼 연재노동자로 살기 전부터 수년간 글쓰기 교사로 일해왔다. 처음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전단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한 글쓰기 교사 이슬아의 이력은 KTX를 타고 여수 글방을 열고, 어린 형제들을 위한 작은 글방, 망원동의 어른여자 글방, 청소년 글방 등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파주 자신의 집에서 코로나 시국에 허송세월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헤엄글방을 열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이슬아 작가가 글쓰기 교사로 일했던 글방들에서 그가 가르치고 또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더이상 글쓰기에서 재능의 유무를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누구나 잘 쓸 때와 못 쓸 때가 있는데, 글방에서 더 많은 글을 꾸준히 가져오고 타인의 의견을 많이 들은 사람이 그만큼 잘 쓴 글을 남길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이슬아 작가는 그 스스로가 반복꾸준함의 힘으로,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자기만의 판을 열어젖힌 작가였다. 꼬마부터 청소년, 남중생, 성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이슬아 글방에 온 제자들이 담긴 빛나는 문장들부터 그들에게 전한 글쓰기의 비밀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한 사랑은 글쓰기와 삶에 대한 영감과 사랑으로 가득한 에세이이다.

 

부지런한 사랑은 지금의 이슬아가 왜 이슬아가 되었는지를 증언하는 책이기도 하다.

 

매일 한 편의 글을 마감해내는 것, 그것을 타인들에게 보여주고 무수한 의견들을 듣고 감당하는 것, 자신에게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더는 따지지 않고 그저 매일 써나가는 것, 못 쓴 자신을 견뎌내고 잘 쓰는 남에게 끊임없이 감탄하고 감동하면서, 기어코 다시 자신만의 고유한 문장을 써내고야 마는 것. 이 단순하고도 무서운 훈련이 결국 지금의 이슬아를 만들었고, 그는 지금도 글쓰기 교사로 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계속해서 글쓰기에 대해 배워나가고 있다.

 

출판계와 독자들이 이슬아라는 사람을 발견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한 지, 돌아보면 이제 고작 2년이 되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꾸준히 일간 이슬아를 발행하고 매일 쓰고 소통하면서, 불과 2년 만에 출판계와 독자들 사이에서 존재감과 무게감이 남다른 작가가 되었다. 부지런한 사랑이 출간되기도 전, 예약판매 기간에 초판 1만 부에 이어서 곧장 2쇄 중쇄 제작에 들어간 것은 이슬아 작가가 그만큼 수많은 독자들이 기다림과 기대감을 품고 지켜보는 작가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일 것이다.

 

연재노동자 이슬아에게 2년은 그저 나이를 두 살 더 먹는 것에 불과한 일이 아니라, 760여 일 동안 부지런히 글쓰고 어제의 나로부터 하루하루 더 새로워지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가 썼듯이 이야기와 글쓰기는 우리를 몇 번이고 다시 살게한다. 그렇게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작가 이슬아. 그의 신작 부지런한 사랑에는 매일 다시 태어나고 매일 새로워지는 작가 이슬아가 글쓰고 마음 쓰는 법이 담겨 있다. 이슬아 작가는 글쓰기가 곧 부지런한 사랑이라고 은유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꾸만 사랑이 단단해지고 원고지칸처럼 틀이 잡혀 사람으로도 읽히는 것 같다.

 

부지런한 사람이 부지런히 쓰고 사랑할 때 어떤 힘과 파장을 일으키는지, ‘손이 달구어진사람의 문장이 어떻게 이 세상과 자신의 운명을 조금씩 바꾸어나가는지, 작가 이슬아는 지금 우리 앞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 이슬아 소개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일간 이슬아]를 발행하고 헤엄출판사를 운영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10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친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심신 단련,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등이 있다.

 

글을 쓰고 만화를 그린다. 누드모델, 잡지사 기자, 글쓰기 교사 등으로 일했다. 2013년 데뷔 후 연재 노동자가 되었다. 여러 매체에 글과 만화를 기고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늘 어떤 플랫폼으로부터 청탁을 받아야만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이슬아는 어느 날부터 아무도 청탁하지 않은 연재를 시작했다.

 

20182월 시작한 시리즈의 제목은 [일간 이슬아]. 하루에 한 편씩 이슬아가 쓴 글을 메일로 독자에게 직접 전송하는 독립 연재 프로젝트다. 그는 자신의 글을 읽어줄 구독자를 SNS로 모집했다.

 

한 달 치 구독료인 만 원을 내면 월화수목금요일 동안 매일 그의 수필이 독자의 메일함에 도착한다. 주말에는 연재를 쉰다. 한 달에 스무 편의 글이니 한 편에 오백 원인 셈이다. 학자금 대출 이천오백만 원을 갚아나가기 위해 기획한 이 셀프 연재는 3년째 진행 중이다. 어떠한 플랫폼도 거치지 않고 작가가 독자에게 글을 직거래하는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이슬아는 독립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반년간 연재를 지속한 뒤 그 글들을 모은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같은 해 10월에 독립출판했다. 매일 달리기를 하고 물구나무를 선다. 애니멀호더에게 방치되어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개 슬이와 일대일 결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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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