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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862)] 고양이를 버리다

[책을 읽읍시다 (1862)] 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저 | 가오 옌 그림 | 김난주 역 | 비채 | 102| 13,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1917년 교토 어느 절집의 6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야만적인 전쟁의 나날을 견딘 후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 생활을 하다 2008년 고인이 된 무라카미 지아키. 

 

작가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아버지 지아키는 소년 하루키에게 끔찍한 전장의 기억을 공유한다. 그중 중국군 포로를 군도로 척살해버린 무도한 기억의 조각은 현재까지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그 일은 대학살이 일어났던 악명 높은 난징전에 아버지가 참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으로 발전했지만 작가는 어쩐지 아버지에게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게다가 대학을 졸업한 뒤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린 채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서고부터는 절연에 가까운 부자 관계가 된 탓에 작가는 끝내 그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아버지와 사별하고 만다. 그러던 칠십대의 어느 날, 작가는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는 아버지의 삶의 풍경들을 글로 써 정리해보자고 결심한다.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 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걸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우리는 그걸 잊어서는 안 되리라.”_무라카미 하루키

 

그간 일본 문학 특유의 사소설풍 서사와는 다소 거리를 두어온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적인 테마 즉 아버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제목 그대로 아버지와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회상으로 시작하는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유년기의 입양과 파양, 청년기의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의 교직 생활, 노년기의 투병 등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이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존재론적 근간을 성찰하고 작가로서의 문학적 근간을 직시한다. 작가는 시종 아무리 잊고 싶은 역사라도 반드시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아버지의 역사를 논픽션이라는 이야기의 형태로 용기내어 전한다. 글 쓰는 사람의 책무로서.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문예춘추](20196월호)에 처음 공개되어 그해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기사에 수여하는 문예춘추독자상을 수상했고, 수정·가필을 거쳐 삽화와 함께 단행본으로 출간, 아마존 재팬, 기노쿠니야, 오리콘 등 각종 도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묘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13컷의 삽화는 타이완 출신 신예 아티스트 가오 옌의 작품이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소개

 

1949년 일본 교토시에서 태어나 효고현 아시야시에서 자랐다. 1968년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에 입학했다. 재즈 카페를 운영하던 중 1979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제81회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29세에 데뷔했다.

 

1982양을 쫓는 모험으로 제4회 노마 문예 신인상을, 1985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제2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미국 문학에서 영향을 받은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와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허무의 감성은 당시 젊은이들로부터 큰 공감을 불러일으켜 작가의 이름을 문단과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

 

1987년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후,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붐을 일으켰다. 1995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제47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2해변의 카프카를 발표하여 2005년 영어 번역본이 [뉴욕 타임스]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한층 높였다. 2006년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하고, 2009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예루살렘 상을, 2011년에는 카탈로니아 국제상을 수상하여 문학적 성과를 다시 한번 평가받았다.

 

댄스 댄스 댄스, 언더그라운드, 스푸트니크의 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어둠의 저편, 도쿄 기담집, 1Q84, 기사단장 죽이기등 수많은 장편소설, 단편소설, 에세이, 번역서를 발표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4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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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