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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66)] 타인의 집

[책을 읽읍시다 (1966)] 타인의 집

손원평 저 | 창비 | 272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아몬드(창비)로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며 단숨에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손원평의 신간 타인의 집. 이런 이번 소설집에는 작품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의 작품부터 2021년 봄에 발표한 최신작까지, 작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며 가장 먼저 천착한 고민들이 5년의 궤적으로 오롯이 담겼다. 

 

표제작 타인의 집은 회사에서도 잘리고 월세 인상으로 살던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청년  역세권, 스세권, 슬세권인 대단지 아파트 전셋집 셰어하우스에 불법 월세 입주자로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음 날 낯선 사람들과 함께 방문한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는 거취의 운명이 다시금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비참한 현실을 체감한다.

 

시종일관 가성비와 자본주의의 원칙을 개똥철학처럼 읊고 다니는 쾌조씨나 건당 50원을 낼 테니 의 개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부탁해온 재화언니와의 일화 등 실감나는 인물과 사건들은 우스꽝스러워 더욱 씁쓸하다.

 

이처럼 느닷없이 찾아온 비극과 문제 앞에서 소설집 타인의 집의 주인공들은 송두리째 흔들리는 삶을 한순간 일그러지는 얼굴을 통해 그대로 내비친다. 불안한 표정을 기점으로 결말까지 내내 터질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한 채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작가 특유의 서늘한 문장과 만나 마치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zip에서 남편 그리고 아들과 딸, 누구보다 평범한 정상가족의 충실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영화의 일상을 뒤집은 것은 남편 기한의 한마디였다. “어차피 그 여자는 몰라.” 그전까지 탈출을 꿈꾸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으며 살아온 영화는 너무도 강력한 이 말을 엿듣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지고, 점점 들끓어가는 마음을 가진 채 영화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미분양 아파트 단지의 인공호수 앞에서 기한을 향해 참아왔던 말을 꺼낸다.

 

한편 이 비극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작은 균열에서 비롯된 듯하지만 이 미세한 균열은 한 인물의 내면에, 관계나 가족 혹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미 뒤틀리고 망가져 이미 그 무너짐을 예고하고 있었다고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

 

아리아드네 정원은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멀지 않은 미래의 노인 수용시설을 배경으로 한 SF소설이다. ‘민아 A등급에서 점점 떨어져 D등급 유닛인 아리아드네 정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신이 그리던 노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죽음을 증명해줄 가족이 없어 안락사라는 인도적인 죽음도 허락되지 않은 그에게 단 하나의 즐거움이 있다면 복지 파트너인 이민자 청년 유리 아인의 방문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너그럽고 다정하게만 보이는 민아가 유리와 아인과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진짜 이유와 함께 민아의 이민자 혐오가 점차 누설되고, 유리와 아인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해고되었으며 이제 자국민 청년들과 함께 세금을 좀먹는 노인만을 위한 유닛의 폐지를 주장할 것이라 말한다.

 

상자 속의 남자 는 상자같이 딱딱한 마음을 지니기 위해 애쓴다.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다가 불의의 사고에 휩쓸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형을 보고, 그 어떤 호의도 세상에 베풀지 않으리라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끔찍한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된 는 사건 이후로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작가 손원평 소개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2001년 제6 [씨네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2006년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순간을 믿어요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여 등단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외 장편소설 프리즘, 소설집 타인의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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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