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976)] 밝은 밤
최은영 저 | 문학동네 | 344쪽 | 14,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2020년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이다.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작가 최은영 소개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로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을, 첫 장편소설 『밝은 밤』 펴냈다.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학동네 2014년 젊은작가상, 2017년 젊은작가상, 구상 문학상 젊은 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복날, 덫에 걸린 채 도망치다 다리를 잃고 구조된 개 ‘연아’와 일대일 결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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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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