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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90)] 한밤의 태양

[책을 읽읍시다 (1990)] 한밤의 태양

김혜정 저 | 델피노 | 288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는 현재 어떤 인생을 살아내고 있을까? 각자 어떤 위치에서 힘겹게 고통과 싸우고 있을까? 그리고 누구를 만나 위로와 안정을 얻고 있을까? 작가는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각기 독특한 소재 9개를 촘촘한 이야기로 풀어내 우리의 인생은 모두 보석처럼 아름답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각자의 인생에 맞게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현재의 노력을 다해 미래를 짐작한다. 인생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늘 모자라거나 때로 과하게 넘쳐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며 고통스럽게 한다. 작가도 한때 예고 없는 사고로 커다란 아픔을 가진 경험이 있다.

 

소설 한밤의 태양은 우리에게 인생은 예측불허이면서 동시에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 한밤의 태양은 국적이 다른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스웨덴 남자 제임스와 한국 여자 지연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살다가 한국의 대학 어학당에서 마주친다.

 

그 운명 같은 만남으로 둘의 인생은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또 다른 단편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에서는 청각장애를 가진 20대 여성을 손님을 맞으면서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어떻게 듣게 되는지를 알게 된 중년의 레코드 가게 사장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에는 밤만 되면 기철이라는 남자에서 아랍어로 이라는 뜻을 가진 레일라라는 여자로 변하는 친구를 둔 30대 여성 유진의 이야기다. 그녀는 친구의 변화와 특성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아이돌 그룹을 덕질하는 수빈의 이야기 보고 싶다 달빛 아래서는 음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문 앞에 두고 가세요는 요즘 우리가 현실로 마주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판타지적으로 풀어내, ‘검은 유령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반찬배달업체 직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 외에도 블루블랙’,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서 모두 단편소설로 작가의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작가는 이 9개의 단편으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직 세상은 제법 괜찮은 곳이라고.

 

인생은 어디서 어떤 일이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정글과도 같은 곳이다. 지구가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사랑을 맹세했던 남녀가 사소한 말 하나로 두 번 다시는 보지 않을 원수가 될 수도 있고, 기분 좋게 일어나 아침에 출근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번듯하게 다녔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잘려 백수가 될 수도 있고, 주머니에 만 원 한 장이 없던 사람이 우연히 로또에 맞아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던 남녀가 어느 한 좌표에서 맞닥뜨려 운명 같은 사랑을 키워나갈 수도 있다.

 

우리의 인생은 그 예측불허가 있어 아름답다. 그래서 살아갈 만하고 견뎌낼 만하다. 우리에게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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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