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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58)]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책을 읽읍시다 (2058)]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박서련 저 | 민음사 | 256 | 13,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박서련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소설은 박서련 작가가 데뷔 후 발표한 작품들을 엮은 첫 소설집이다. 데뷔작 미키마우스 클럽부터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까지, 일곱 편의 작품으로 박서련 작가가 지나온 적지 않은 시간을 느슨하게 연결해 오롯이 담고 있다.

 

작품마다 박서련 작가가 그사이 발표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과도 겹치고 맞물리는 접점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여성의 자유와 삶이라는 근원적인 고민을 중심에 두고, 그로부터 교차하고 확장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만들어 간 박서련 작가만의 다채로운 여성 서사를 만나 볼 수 있다.

 

작품들은 각각 모성 이데올로기, 여성혐오, 성적 대상화, 돌봄 노동, 가부장제 등 여성의 삶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문제들 그 한가운데로 우리를 데려간다. 박서련 작가는 이 문제에 대해 원인을 짚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는 데서 그치려 하지 않는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에서 당신이 지칭하는 대상은 엄마지만, 제목에서의 당신은 작품 안의 아들이자 작품 밖의 독자를 동시에 지칭하는 것처럼, 박서련 작가는 핵심이 드러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를 보는 우리의 관점을 뒤튼다. 이러한 전환은 여성이 실제 경험하고 있는 모순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그 사안의 복잡성까지도 다각도로 조명한다.

 

시작도 끝도 없이 복잡하게 얽힌 부조리 속에서도 박서련의 여성 인물들은 지지 않는다. 계급과 성 평등을 외치며 지붕 위에 올랐던 강주룡’, 성폭력 가해자에게 사적 복수를 집행한 수아’, 낯선 이국에서 동명이인들과 연대해 사랑을 찾은 셜리 설희처럼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의 여성 인물들 또한 최선을 다해 분투한다. 엄청난 열기의 내적 에너지를 품고,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서고, 진실을 당당히 마주하며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여성 인물들의 모습은 박서련 작가의 작가적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박서련 작가는 2015년 데뷔 소감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기억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산다.”라는 말로 세월호 참사와 해고 노동자 굴뚝 농성을 기억했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내가 소수자고 패배자였다는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로 글쓰기에 임하는 자신의 태도를 밝혔다. 작가의 시선과 마음이 줄곧 어디를 향해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서련 작가는 처음과 변함없는 자세로 세상 곳곳을 살피며 연대하는 마음으로 여성 서사의 폭을 깊고 넓게 만들어 왔다. 이번 소설집에서 우리는 박서련 작가의 변화와 성장을 마주하고, 곧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새로운 여성 서사를 보다 선명히 예감하고 기다리게 될 것이다.

 

 

작가 박서련 소개

 

1989년 음력 칠석에 철원에서 태어났다. 2015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짧은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에세이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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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