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063)]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저 | 라이너 풍크 편 | 장혜경 역 | 김영사 | 260쪽 | 15,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명실상부한 사랑의 철학자인 그가 이제 『사랑의 기술』이 말하는 관계의 사랑을 넘어, 보다 더 근본적이고 모든 사랑의 핵심인 ‘삶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자신을 미워하며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삶을 사랑할 자유에 대해 통찰한 신간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발표 작품으로,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 8년을 함께한 조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라이너 풍크 박사가 유작을 엮었다.
에리히 프롬은 삶을 사랑하는 능력의 상실을 현대인의 핵심 문제로 삼으며, 경제, 사회, 정치, 노동과 연계해 깊이 성찰한다. 나르시시즘, 이기주의, 결핍, 소외 등 심리적·정신적 관점부터 대량생산, 기술 맹신, 경제적 과잉 등 사회경제적 조건까지 우리가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이유를 탐색하고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살아 있음의 철학이다.
현대 자본주의사회는 인간에게 자신을 훈련하고 타인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다채로운 문화 서비스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대인은 감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며 지성과 감정을 분리해 통합된 인격을 가꾸지 못하고, 팀워크와 소속감이라는 명목하에 타인과 구분되기를 두려워하며, 욕망을 끊임없는 소비로 채우려다 공허함에 시달린다. 에리히 프롬은 사물의 생산만이 중요해지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사물로 바꿔 수단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하며, 세계와 인간 존재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프롬은 칼뱅, 칸트, 베버, 프로이트, 니체 등 철학자들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자신의 자기애 철학을 풀어낸다. 특히, 자신을 향한 사랑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 이론을 비판한다.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감정과 태도의 ‘대상’이기에 자기애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완벽히 일치한다.
사실 이기심,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 개념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항상 불안한 사람은 가지려고만 하거나 자신을 추앙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결핍을 보상하려 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삶을 충만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온전함과 유일함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며, 이는 전체 인간 존재에 대한 존중과 이해로 이어진다.
프롬은 오늘날에도 꾸준히 논의되는 기본 소득의 문제를 사회경제적 관점을 넘어 심리적 관점으로 조명한다. 경제적 과잉의 시대에 가능해진 기본 소득으로 인간은 생계 유지의 위협에서 해방될 자유,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산업사회는 인간을 소비하는 인간 ‘호모 컨슈멘스homo consumens’로 만들어버렸다. 광고에 자극받고 조종당하며 인간은 만족을 모르고 수동적이며 날로 더해가는 끝없는 소비로 텅 빈 마음을 보상하려 한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에 탐욕을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본 소득으로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지금의 최대 소비 시스템을 공공 욕구에 맞춘 최적 소비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최대 소비에서 최적 소비로 이행하려면 생명, 생산성, 개인주의 등 인문주의적 가치를 부활시켜 물질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작가 에리히 프롬 소개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며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현대인이 소외당하는 이유를 파헤치고, 인간 내면의 진정한 해방과 사회 변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본주의적 공동체를 꿈꿨다.
자유 대신 복종을 선택하며 나치를 탄생시킨 독일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베트남전쟁과 핵무기 확산에 반대하는 평화운동에 앞장섰으며, 소비주의에 빠진 미국 사회를 비판하는 등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실천적 학자다.
1900년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해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졸업 후에는 베를린 정신분석연구소 등을 거치며 정신분석학을 공부했다.
1930년대에는 호르크하이머가 소장으로 있는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사회심리학을 연구했다. 나치가 집권하자 1934년 미국으로 망명해 컬럼비아대학교에 재직하다가
1946년부터 윌리엄 앨런슨 화이트 연구소에서 정신분석학자로 일했다. 이후 멕시코국립대학교, 미시간주립대학교, 뉴욕대학교 등에서 정신분석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74년에 스위스로 이주해 살다가 198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자유로부터의 도피』 외에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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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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