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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96)] 나를 찾는 시간: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책을 읽읍시다 (2096)] 나를 찾는 시간: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유창선 저 | 새빛 | 240 | 16,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 책의 저자인 유창선 박사는 30년도 넘는 세월 동안 시사평론가의 한길을 걸었다. 정치적 암흑기에 대학을 다녔던 저자는 진보적 사유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정념의 삶을 살고자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진영에 갇히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던 그의 합리적 이성은, 무조건적 편들기를 요구하는 진영의 입장과 점차 불화를 겪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인기와 출세를 위해 대세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떠나 자발적인 고독의 길을 걷게 된다.

 

수십 년 전 진보적인 이념을 머릿속에 가졌던 청년은 이제 예순의 나이를 넘어 이념이라는 것의 공허함과 부질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념을 버리고 난 빈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본연의 충만한 행복감이었다.

 

저자는 지난날 자신이 매달렸던 거창한 것들이 사실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시간 속에서 변색되거나 탈색되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의 곁에 남은 것은 가족밖에 없고,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늙어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시했던 우리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내 삶에서 정작 무엇이 소중했던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우치곤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려는 사람들,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설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크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많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이렇게 인생 후반기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의 이력만 살펴보면 이 책에는 예리하고 살을 에는 듯한 날카로움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60년 이상을 살아온 대한민국 중년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3년 전 찾아온 뇌종양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은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인생을 고즈넉함으로 바꿔놓았다. 나이 든다는 것이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는 깨달음을 선물했다.

 

 

작가 유창선 소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30여 년 동안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 SNS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많은 고정팬을 확보할 정도로 신망과 인기를 얻었다. 젊은 시절부터 진보적인 사유와 행동을 해왔으나, 선악의 이분법에 갇혀 갈수록 극단으로 흐르는 우리 정치에 회의를 느껴 점차 진영에서 벗어나 경계인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저자는 언제나 무리 밖에 외롭게 서 있는 자유인이었다.

 

2019년 뇌종양 진단을 받고 갑작스러운 수술을 하면서 저자의 인생은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짧지 않은 투병과 재활의 시간을 거쳐 죽음의 고비를 넘고 다시 일어섰지만, 적지 않은 후유증들을 껴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죽음을 직시하며 삶을 생각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거친 이후로 저자는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생 후반에 이르러 그가 깨우친 것은 세상은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없는 것이니, 우리의 삶은 스스로 돌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행복은 더 이상 뜨거운 광장이 아니라 고즈넉한 개인의 삶 속에 존재한다. 투병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거치고 나서 얻은 고요한 삶의 충만한 행복을 이 책에 실린 글들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정치평론 일을 하면서도 인문학 작가로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등의 책을 펴냈다. 정치평론 책으로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정치의 재발견 등이 있다. 큰 목소리가 아니라 잔잔하게 다가오는 저자의 글들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우리에게 큰 공감과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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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