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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04)] 에이징 솔로: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책을 읽읍시다 (2204)] 에이징 솔로: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저 | 동아시아 | 332 | 16,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기존의 가족 모델이 해체되고 있다. 이제 1인 가구(2021년 기준 전체 가구의 33.4%)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29.3%)보다 많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1인 가구를 둘러싸고 여러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의 1인 가구 정책과 담론은 청년은 미혼, 중년은 이혼, 노년은 사별로 요약된다.

 

20·30대 싱글의 당당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콘텐츠와 이혼·사별로 혼자가 된 중·노년 1인 가구를 위한 고독사 대책들 사이, 일찍이 혼자를 선택해 20년 이상 스스로 삶을 꾸려온 비혼 중년은 이야기는 공백이다.

 

하지만 중년 1인 가구는 이렇게 있는 듯 없는 듯 취급될 존재가 아니다. 중년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많다. 또한 비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청년 세대를 감안하면(2020 가족실태조사에서 20대의 52.9%, 30대의 52.7%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밝혔다). 홀로 나이 들어갈 40·50 에이징 솔로Aging Solo’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0·50대 비혼 중년이 경험하는 생애 주기와 나이 듦의 여정이 머지않아 삶의 표준 모델로 자리할 수 있다. 지금, 에이징 솔로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벨라 드파울르는 결혼이 비혼보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비혼자에게 편견을 갖는 것을 싱글리즘(Singlism)’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이러한 싱글리즘이 단지 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법률·제도 등 모든 구조에 스며들어 있어서 일상에서 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싱글들도 피해 갈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이 책의 에이징 솔로들 역시 크고 작은 제도적 차별을 경험한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가장 큰 어려움로 꼽은 두 축은 주거와 돌봄 문제다. 정부의 주택공급제도는 결혼 여부와 자녀 수를 기준으로 청약 가점을 매겨서 1인 가구는 청약 등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병원에서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호자로서 원가족의 동행을 요구하고, 솔로들은 곁의 소중한 사람을 돌보고 싶어도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돌봄휴가를 낼 수 없다. 더욱이 비혼 여성들은 원가족의 남아도는 노동력으로 인식되며 독박 부모 돌봄을 짊어지다 자신의 상황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에이징 솔로 1인 가구 논의에서 공백이었던 비혼 중년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혼자 살아가는 비혼 중년으로서, 자신처럼 혼자 사는 40·50대 비혼 여성 19명을 만나 한국 사회에서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외로움에 대처하고 친밀감을 만들어 가는 방법, 노후를 준비하는 여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제각기 다채롭고 풍성한 에이징 솔로의 이야기는 혼자 나이 들어가는 모든 이들이 참고할 지침서이자, 1인 가구 집단과 1인 가구 사회를 이해하는 데 가장 정확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작가 김희경 소개

 

대학에서 인류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동아일보 기자,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했다. 흥행의 재구성,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내 인생이다, 여성의 일, 새로 고침(공저)을 썼고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아시안 잉글리시, 푸른 눈, 갈색 눈,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공역)를 옮겼다.

 

사람들의 행동에서 패턴을 읽어내고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어떻게 바꿀까 궁리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쓴 책들의 목록에서 보다시피 초지일관 한 우물을 파지는 못했다. 그때그때 관심이 꽂히는 영역에 뛰어들어 경험하고 질문하여 책을 써왔다. 여러 분야를 훑고 다녔지만 꾸준히 몰두하는 주제는 사람의 개별적, 집단적 마음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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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