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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95)] 황금종이(전2권)

[책을 읽읍시다 (2295)] 황금종이(전2권)

조정래 저 | 해냄 | 328 | 각권 18,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정의롭고 청렴한 행보로 명망을 쌓아가는 변호사 이태하에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돈과 관련된 송사가 날아든다. 돈 앞에선 그 진하던 핏줄도 희미해지는가. 아버지가 어머니 몫으로 남긴 유산마저 빼앗으려 소송을 건 딸,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아버지의 금고를 습격한 형제들의 난타전, 유산 상속이 걱정돼 홀로된 아버지의 만혼을 저지하려는 자식들. 어느 만큼 지니지 못하면 인간의 존엄마저 박탈해 버리는 것이 또한 돈이다. 하루아침에 월세 4배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와 갈등하는 식당 주인, 청소년들에게 편의점에서 담배와 술을 배달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독거노인. 

 

생명마저 위협하는 무서운 중독, 바로 돈 중독이다. 갑작스럽게 애인과 헤어진 여자의 속사정과, 로또로 일확천금을 노리다 이성을 잃어버린 가장, 도박과 가상 화폐 투자에 빠져버린 두 남자의 인생 마지막 복수. 돈의 냉혹함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 신념의 유무도 가라지 않는다. 연이은 취업 실패로 거동이 불편한 노 회장의 수발을 드는 고액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20, 운동권의 대부였으나 암에 걸린 남편으로 인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중년 여성.

 

주인공 이태하 변호사를 중심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짜여진 모든 이야기들은 마치 한 편 한 편이 드라마를 보는 것 같지만, 실제 현실에서 그와 비슷한, 혹은 그보다 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작가의 예리한 필치와 섬세한 심리 묘사는 각각의 이야기가 지닌 리얼함을 극대화하며 독자들을 강력하게 이입시킨다.

 

이런 세상에서 외로이 싸우는 이태하 변호사에게 희망이자 기댈 곳은 선배 한지섭이다.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지만 초심을 잃고 권력과 야합하는 정치 내부의 상황에 환멸을 느낀 그는 귀농하여 살아간다. 자본주의의 경쟁과 탐욕에 휘둘리지 않고, 지혜롭게 균형을 잡으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작가가 제시하고자 하는 또다른 삶의 가능성일 것이다.

 

돈으로 신음하는 의뢰인들의 고통과 파란만장한 삶을 보며 이태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되묻는다. ‘도대체 돈이란 무엇인가?’ 그는 대학 시절 인생에서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받은 철학 교수가 내놓았던 답을 떠올린다.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동시에 부조리다!”

 

여러 난맥상의 사회 문제와 갈등, 행과 불행의 기저엔 돈이 있다. 자신도 해치고 타인도 해치는 돈 중독으로 인해 우정도, 신의도, 인권도, 목숨도 무참히 짓밟고 짓밟히는 일은 허다하다. 악화되는 경제 상황으로 모든 가치를 앞질러 날로 막강해지는 돈의 힘…… 이러한 시점에 작가는 우리에게 엄중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의 도구이자 생존을 위협하는 무기이기도 한 돈의 위력 앞에서 어떻게 노예가 되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중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것인가.

 

 

작가 조정래 소개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하였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 · 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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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