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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북스

[책을 읽읍시다 (2314)]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책을 읽읍시다 (2314)]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저 | 해냄 | 340 | 18,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3년 전 서울을 떠나 하동군 평사리에 정착한 소설가 공지영. 그 무렵 작가로서의 번아웃에 시달리며 더 이상 글을 쓸 수 있을까, 심각한 회의에 빠진다. 고독 속에 스스로를 유폐하고, 그것에서 평화와 행복을 되찾아가던 어느 날, 작가는 문득 순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2022년 가을에 떠난 순례의 여정 속에서 만난 깨달음의 기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공지영 작가의 신작 산문이다.

 

길을 떠난 작가는 요르단 암만을 시작으로 갈릴래아 호수, 요르단강, 쿰란, 나자렛, 베들레헴, 예루살렘 등을 차례로 순례한다. 이는 지금까지 주로 유럽의 수도원과 성지를 순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으로, 낯선 중동의,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분쟁 지역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은 물론, 곳곳에 세워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높다란 장벽과 철조망, 그리고 총을 든 군인들의 적의에 찬 눈빛을 마주한다. 실제로 작가가 방문하고 난 1년 뒤인 2023년 가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다.

 

느보산의 모세 기념 성당을 시작으로 예수의 탄생이 예고된 순간부터 그가 부활하는 순간까지의 흔적이 담긴 성소를 직접 방문해 걷는 동안, 작가는 그 과정이 담긴 성경을 묵상하고 또 그것을 자신의 삶에 대입하여 성찰한다. 고독, 옳고 그름, 침묵, 고통, 믿음, 친절, 사랑, , 변화, 고통, 성장 등 보편적인 삶의 주제를 천착하기에,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깊숙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함께 순례했던 일행이 떠나고 예루살렘에 홀로 남은 작가는 샤를 드 푸코 성인의 흔적을 찾아 나자렛과 예루살렘의 글라라 수녀원을 방문한다. 화려한 세속 대신 사막의 고독을 택하고, 안정된 수도자의 길이 아닌 가장 가난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오직 예수를 닮고자 했던 푸코는, 오랫동안 작가의 영혼을 사로잡은 대상이었다. 그의 혁명 같은 삶을 깊이 만나고 난 뒤, 작가는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평사리에서 예루살렘, 그리고 다시 평사리로 돌아오는 순환의 여정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수십 편의 사진을 통해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솔직한 인생 고백, 고통 속에서 길어올린 깊은 깨달음을 특유의 매혹적인 문장에 담아내어 독자들과 나누고 진중함 속에서도 작가만의 위트가 여전히 빛난다.

 

순례를 통해 그는 마침내 동백나무가 죽은 잎을 떨어뜨리고 새 꽃잎을 피워내듯, 자신의 죽어 있던 시간을 떨구고 다시금 일어선다. 드라마 [토지]의 배경이기도 했던 평사리 돌아와, 한평생 자신의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기 위해 글을 썼던 소설가 박경리를 떠올리며 다시 펜을 든다.

 

작가는 삶에 대한 달콤한 환상을 냉정히 거둬내고, 고요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외로움은 단순한 고립과 단절이 아닌 낡은 과거와 이별하고 진정한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임을, “언제라도 고통이 오면 우리는 이 고통이 내게 원하는 바를 묻고, 반드시 변할 준비를 해야 함을 말이다. 오늘도 흔들리고 치이고, 실수하고 무너진 이들, 고통과 상실로 얼룩진 자신만의 광야를 밤새 헤맨 이들에게 이 책은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와 지혜를 전해줄 것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영혼을 울리며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 온 공지영표 산문의 진수를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공지영 제공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 고등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 『착한 여자 1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즐거운 나의 집』 『도가니』 『높고 푸른 사다리』 『해리 12』 『먼 바다 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별들의 들판』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인의 밥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이 있다.

 

2001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 해리 1·2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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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