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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28)] 명탐정의 창자

[책을 읽읍시다 (2328)] 명탐정의 창자

시라이 토모유키 저 | 구수영 역 | 내친구의서재 | 424 | 17,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일본 추리문학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시라이 도모유키. 대담한 소재와 예측 불가능한 추리, 독창적이면서도 과감한 전개로 경악에 가까운 놀라움을 선사해 온 천재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가 명탐정의 제물의 세계관을 확장한 명탐정의 창자로 돌아왔다.

 

명탐정의 제물이 역사상 최악의 자살사건으로 불리는 인민사원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면, 명탐정의 창자는 일본 역사 속 최악의 사건들을 모티프 삼아 추리를 이어간다.

 

하룻밤 사이 서른 명 넘는 마을 주민이 살해된 쓰야마 사건’, 독이 들어간 콜라를 먹고 열두 명이 죽은 청산가리 콜라 사건’, 독약을 이질 예방약이라고 속여 은행 직원 열두 명을 살해한 제국 은행 사건’, 연인을 죽이고 신체 일부를 잘라서 가진 아베 사다 사건. 모두 소재의 특이성이나 방법의 잔인성, 사건의 복잡성 탓에 당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몇몇 사건은 한국에도 알려졌으며, 일부는 오늘날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전국시대 때 마을로 도망쳐 온 패주 무사를 살해한 외딴 마을 기지타니. 그날 이후 마을에 역병이 창궐하고 불운한 일이 잇따르자 마을 사람들은 음양사를 불러 액막이 의식을 행한다.

 

마을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온다. 전쟁통에 미처 의식을 치르지 못한 1938, 하룻밤 사이 주민 30명이 살해당하기 전까지는. 그리고 오늘날, 이 저주받은 마을에서 또다시 여섯 명이 사망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이에 수사를 위해 기지타니 마을을 찾은 탐정 우라노 큐, 그리고 조수 하라다 와타루. 일본어로 창자를 뜻하는 하라와타가 별명인 그는 우라노 큐가 잠시 다른 사건을 맡아 자리를 비운 사이, 범인으로 보이는 남성을 추적하고 자신의 추리를 밝힌다. 그러나 우라노 큐가 돌아와 추리의 맹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추리를 제시한다.

 

소설은 여러 번의 변곡점을 맞으며 나아간다. 우선, 전국시대 때 일어난 사건과 마을에 닥친 불길한 일들, 그리고 미스터리가 맞물린 도입부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 최고의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를 창조한 작가에 대한 오마주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매번 독자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배반해 온 시라이 도모유키의 오마주가 평범할 리 없다. 하라와타가 본인의 추리를 내세우고 우라노 큐가 다시 그 추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본격 추리와 다중 추리로 이어지던 소설은 추리소설 애독자들이 미소 지을 때쯤, 기괴하기 짝이 없는 호러 판타지로 이어진다.

 

놀라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선언하듯. 소설의 제목인 명탐정의 창자에 숨은 겹겹의 함의도 점점 뚜렷해진다. 어리바리한 조수인 탐정 하라와타의 별명(창자)에 대한 은유로만 보이던 이 제목이 영화 이블 데드의 일본어판 제목 사령의 창자의 패러디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시라이 도모유키의 기지에, 가장 그다운 오마주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가 시라이 토모유키 소개

 

1990년 일본 지바 현에서 태어났다. 도호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으며, 학내 SF·추리소설 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첫 소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人間べづらい)가 제34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미치오 슈스케 등 유명 추리작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014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를 출간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한다.

 

2015년 출간된 도쿄 결합 인간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2016년에 출간된 잘 자, 인면창이 제1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2019년에 출간된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2020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5, 2020년에 출간된 명탐정의 창자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3위에 오르는 등 거의 매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며 매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경지를 선보였다.

 

2022 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으로 2023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4위를 석권하며 일본 미스터리계를 휩쓸었다. 동 작품으로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대상을 수상했다.

 

2023 엘리펀트 헤드 2024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에 올라, 2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추리문학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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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