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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38)] 폴링 인 폴

[책을 읽읍시다 (2338)] 폴링 인 폴

백수린 저 | 문학동네 | 364 | 17,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백수린의 등단작이자 개정판의 문을 여는 거짓말 연습 말 그리고 소통 부재의 현실에 대한 질문이라고 할, 자못 의미심장한 주제를 이만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소설가 박범신 임철우, 2011년 경향신춘문예 심사위원)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훗날의 백수린이 갖추게 될 확고한 주제 의식과 탄탄한 필력을 가늠하게끔 한, 백수린 소설세계의 원형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중에서 모종의 아픔을 겪고 이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온 화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고요함과 더불어 쓸쓸함을 느낀다. 허름한 진실보다 그럴싸한 거짓을 말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던 그는 모국에서도 불가능했던 투명한 소통의 가능성을 회의하며 침묵하지만, 어떠한 순간들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입을 떼고 말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달고 부드러운 케이크의 맛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 완전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해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눈빛과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다.

 

우리가 하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곳에 진실한 것이 하나라도 존재했다면 그것은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행위, 그것뿐이었을 것이다.

 

이어지는 표제작 폴링 인 폴에서 한국어 강사인 에게는 과외 시간마다 찾아오는 수강생 이 있다. 재미 교포인 그는 서툰 한국어로 아버지와의 갈등에 대해, 자신이 짝사랑하는 일본인 학생 유리코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와 유리코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밖에도 소설집에는 어느 날 자신이 감자라고 알고 있는 동물을 사람들은 라고 부른다는 것을 깨달은 이의 혼란을 그려낸 감자의 실종, 사고로 온전한 언어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의 파편만을 내뱉게 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이야기 꽃 피는 밤이 오면 등 우리가 자연스레 향유했던 언어가 우리를 떠나가고 집어삼킬 때 겪는 혼란을 담아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새로운 표지와 판형으로 재탄생한 이번 개정판은 전 작품을 세심히 손보고 차례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초판에 해설을 실었던 서영채 문학평론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수린 소설세계가 지나온 궤적을 톺아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사은품으로 폴링 인 폴 초판에도 실리지 않았던, 작가의 진짜 첫 소설이라 할 만한 습작품 셀로판 나비가 담긴 한정판 소책자를 제공한다. 이처럼 이번 개정판만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요소들은 기존에 폴링 인 폴 초판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선물로 다가갈 것이다.

 

 

작가 백수린 소개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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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