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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91)] 신을 찾아 떠난 여행



신을 찾아 떠난 여행

저자
에릭 와이너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3-07-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에릭 와이너의 《신을 찾아 떠난 여행》은 불신을 가르칠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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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291)] 신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저 | 김승욱 역 | 웅진지식하우스 | 458쪽 | 14,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언제나 자신만만한 사람도 영적인 위안이 필요할 때가 있다. 『신을 찾아 떠난 여행』의 저자 에릭 와이너는 미국 공영방송 NPR의 해외특파원으로 일하며 전 세계의 전쟁과 가난, 질병 등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 때문에 만성적인 불안증과 우울증이 더욱 악화됐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을 신에게 의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각종 폭력들을 목격하며 종교와 더욱 거리를 두었다.

 

그런 삐딱한 합리주의자도 죽을병일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땐 결코 태연할 수 없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에게 한 간호사가 묻는다.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했나요?” 이런 그에게도 신이 필요한 순간이 온 것이다. 그리하여 전작 『행복의 지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찾아 떠났던 그는 이번에는 영혼이 가장 따뜻해지는 곳을 찾아 두 번째 기발한 세계일주에 나선다. 가장 효과 좋은 영혼의 처방전을 찾으려는 그의 궤적은 이스라엘, 터키, 네팔, 중국, 미국 등지를 종횡무진 가로지른다.

 

그 무엇과도 열렬한 사랑에 빠지라는 이슬람 수피즘, 세상은 고(苦)라는 불교, 가난이 기쁨의 원천이라는 가톨릭 프란체스코회, 엄청나게 즐거운 삶을 살라는 라엘교, 가만히 앉아 모든 것을 잊어버리라는 도교, 기도보다는 마법이라는 위카, 자연 그 자체가 되라는 샤머니즘, 그리고 지금 모습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유대교 카발라까지, 저마다 다른 메시지를 던지는 신들 중 과연 나에게 꼭 맞는 신이 있을까? 저자를 따라 끝까지 여행하다 보면 가슴보다 머리를 믿는 합리주의자가 긴 여행의 끝에 발견한 놀라운 위안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 해외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지구에서 벌어진 온갖 종류의 불행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남자가 있다. 게다가 그가 목격한 많은 불행은 모순적이게도 종교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전쟁과 테러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에게 신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딸에게 불신을 가르칠 수 없었다. “하느님이 우리를 책임지는 거야?”라는 딸의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하느님은 우리가 스스로를 책임지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우리한테 주셨어”라고 대답한다.

 

에릭 와이너의 『신을 찾아 떠난 여행』은 불신을 가르칠 수도, 믿음을 강요할 수도 없는 시대에 꼭 필요한 ‘훌륭한 이야기’이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정 종교의 옹호자도,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도 아니다. 그는 편견 없이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해볼 준비가 된 가장 진지한 구도자이다. 기자 출신답게 취재는 방대하고 문장은 정확하다. 또 깐깐한 합리주의자답게 모든 가르침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확실하게 질문을 하고 넘어가고, 그래도 납득이 되지 않는 건 억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남겨 둔다. 무엇보다 그가 전하는 훌륭한 이야기에는 재치 넘치는 유머와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으며, 여러 종교에 대한 지식과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가득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불안했던 마음에 놀라운 위안이 찾아온다. 존경받는 종교지도자에서 의심 많은 합리주의자까지 사로잡은 세상에서 가장 유쾌하고 따뜻한 여행에 지금 바로 동참하자.

 

 

작가 에릭 와이너 소개

 

1963년에 태어났다. <뉴욕 타임스> 기자로 및 세계적 언론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NPR(National Public Radio)의 해외특파원으로 일했으며 스탠퍼드 대학에서 나이트 저널리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슬레이트> <뉴리퍼블릭>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뉴델리, 예루살렘, 도쿄 등을 근거지 삼아 30개국이 넘는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연재해, 질병, 쿠데타 등에 대한 기사를 써온 와이너는 현재 NPR 워싱턴 지사에 근무하며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거실과 부엌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밤늦게 서재에서 아내 몰래 가방 사이트를 뒤지는 취미 덕분에 64개의 가방을 소장하고 있다.

 

그의 책『행복의 지도』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기상천외한 여행기이자 행복의 정체를 밝히려는 흥미로운 모험담이다. 인류가 이제껏 말해왔던 행복에 대한 정의가 유쾌하게 비틀리는 이 책은 투덜이 저널리스트인 자신이 어느 날 자신이 불행한 나라들의 부정적인 소식들만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대로 아무도 소식을 전한 적 없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의 정체를 밝혀보기로 하는 결심에서 시작된다. 2011년에는 두 번째 여행으로 영혼이 가장 따뜻해지는 곳을 찾아 『신을 찾아 떠난 여행』을 펴냈다.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간 그의 저서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을 비롯 세계 각국에서 출간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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