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354)] 빈센트 반 고흐 평전 불꽃과 색채
슈테판 폴라첵 저 | 주랑 역 | 이상북스 | 456쪽 | 2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빈센트 반 고흐 평전 불꽃과 색채』는 ‘빈센트 반 고흐’를 둘러싼 수많은 의문에 ‘인간’을 담는 시도를 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작가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라본 ‘빈센트 반 고흐’는 미친 화가라기보다 노력하는 한 노동자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 책은 그의 삶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천재’ 혹은 ‘광기’로 뒤덮인 ‘반 고흐’라는 환상이 아닌 노력하는 한 인간 ‘빈센트 반 고흐’를 담담히 드러낸다. 특히 이 책은 반 고흐의 작품 세계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삶을 그려낸 ‘소설적’ 평전으로서 의미가 있다.
기자 출신의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폴라첵은 자신의 예민한 감수성과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모든 전기적 자료와 막대한 문화, 역사, 사상 관련 자료들을 재구성해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재창조했다. 슈테판 폴라첵은 실제 예술가들의 생애를 다룬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는데,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살려 이야기를 꾸려 나가는 재주가 특출하다.
이 작품이 특별한 것은 작가의 태생이 ‘빈센트 반 고흐’의 고향 네덜란드와 가까운 오스트리아이다. 또한 저자 스스로도 유태인으로서 전쟁과 망명 등 전쟁의 삶을 살아낸 고통이 이 작품에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 동안 수많은 책에서 다루지 못했던 반 고흐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주요 순간들을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풀어냈다. 따라서 사뭇 진지하고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웠을 것 같은 비운의 화가의 삶이 인생의 한 장면 장면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 조금은 편안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마주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연민과 애정은 운명이다.
‘색채’를 향한 반 고흐의 ‘불꽃’ 같은 열정과 생애를 이동 거주지 별로 구분해 서술한 방식은 그의 화풍의 변화를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 각 장의 부제들은 ‘WHITE’ ‘CHROM YELLOW’ ‘DARK RED’ ‘GREY’ 등 컬러로 그 시기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또 그 시기의 대표 작품들을 함께 수록해 화가의 평전으로서의 품격을 더욱 높였다. 이 책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의 운명과 광기, 그리고 정열이 더욱 온전히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와, 주위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그가 화가이면서 심오하고 숭고한 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연약하고 괴팍해서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이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이 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6장에서는 사상과 예술 영역에서 수많은 대가를 배출한 풍요로운 시대였던 19세기의 풍광이 반 고흐가 파리에서 지내던 시기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에밀 졸라를 비롯해 툴루즈 로트렉, 폴 고갱, 세잔과 모네 등이 반 고흐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작품이 아닌 인격으로 우리와 새롭게 마주한다. 과학과 산업의 발달로 자본주의가 움트던 시절, 고된 노동으로도 배불리 먹지 못했던 수많은 민중들의 삶과 더불어 그들의 삶과 고통 속에서 같이 신음하며 토해 낸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작가 슈테판 폴라첵 소개
오스트리아 출신의 기자이자 작가다. 1930년에 첫 소설을 발표한 이후 주로 실제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평전과 소설을 많이 발표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군대에서 예비장교로 세계대전에 참가하기도 했던 그는 이후 런던에서 무국적 망명자로 살다가 1942년에 죽은 후 자신의 바람대로 유태인 묘지에 묻혔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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